최창수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역대급 장마와 연이은 태풍에 따른 농작물재해보험금 지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취임 첫해 좋은 실적을 냈다.
보장성보험 등 장기보험을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국공채를 크게 늘리는 방향으로 자산운용을 하는 등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높인 데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최창수 사장이 취임한 뒤 체질 개선에 성과를 내며 NH농협손해보험의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NH농협손해보험은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492억 원을 냈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130%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79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3.1% 늘었다.
최 사장은 올해 1월 대표에 올랐다. 최 사장이 대표에 오르긴 이전 NH농협손해보험이 거둔 순이익은 2018년 20억 원, 2019년 68억 원이었다.
NH농협손해보험 관계자는 “지난해 대형 축사화재나 강원도 산불 등으로 고액 보험금 지급이 많아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올해는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점이 실적에 보탬이 됐다”면서도 “장기보험 판매를 늘리는 데 힘쓴 결과가 실적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보장성보험 등 장기보험의 비중을 늘리는 데 공을 들였다.
농작물재해보험 등 정책보험은 자연재해의 영향을 많이 받아 손해율을 관리하는 등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기 어렵기 때문에 장기보험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NH농협손해보험은 상반기 장기보험의 원수보험료로 1조115억 원을 거둬들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7% 늘었다. 장기보험의 비중은 상반기 전체 원수보험료의 52.4%에 이른다.
NH농협손해보험은 농협중앙회의 공제부문에서 분할돼 설립됐다. 이 때문에 다른 손해보험사와 달리 자연재해 등으로 발생한 농작물 및 가축 피해를 보상하는 재해보험을 취급한다.
농작물재해보험이나 가축재해보험은 태풍이나 폭염 등 자연재해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올해에는 긴 장마 직후 태풍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9월 말 기준 농작물재해보험금으로 3509억 원을 지급했다.
최 사장은 국공채 등 안전자산 중심의 자산운용 전략을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NH농협손해보험은 최 사장의 취임 이후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자산에서 주식 비중을 줄이고 국공채 규모를 늘렸다.
주식은 지난해 말 700억 원가량이었으나 올해 상반기에 약 547억 원으로 줄였다. 반면 국공채는 9394억 원에서 1조9523억 원으로 2배가량 늘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기준금리가 하락하면서 시장금리도 낮아져 채권 가격이 올라 평가이익이 발생했다.
최 사장은 변동성이 큰 주식과 대체투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등 위험자산 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손해보험 관계자는 “하반기 자산운용의 방향성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