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은 모바일앱이 많기로 유명하다. 대표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앱만 3~4개에 이른다. 그동안 KB국민은행에 새로운 앱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그동안 앱을 기능과 필요에 따라 나눠 출시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앱 전략을 완전히 새로 짜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그동안 앱을 기능과 필요에 따라 나눠 출시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앱 전략을 완전히 새로 짜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KB국민은행 채용공고에서도 모바일앱을 향한 고민이 느껴진다.
KB국민은행은 채용공고를 통해 입사 지원자들에게 사전과제를 냈다. 대표 앱인 KB스타뱅킹, 리브, KB마이머니 세 가지 가운데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한 가지를 골라 그 이유와 개선방향 등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KB스타뱅킹은 모든 업무를 다 할 수 있는 앱, 리브는 필요한 업무만 할 수 있는 앱이다. KB마이머니는 KB국민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의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앱이다.
KB국민은행에게 모바일앱은 오랜 고민거리다.
그동안 KB국민은행 앱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검색하면 KB국민은행에서 나온 앱이 20개에 가깝다.
KB국민은행 내부에서도 앱이 너무 많다는 안팎의 지적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쏠’처럼 통합 모바일앱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온 지도 오래다.
그러나 그동안 KB국민은행은 ‘통합앱을 못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안 만드는 것’이라는 입장을 꾸준히 지켜왔다.
우선 통합앱을 만들어 다양한 기능을 모두 넣으면 금융환경과 규제 등의 변화에 재빠르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신한은행이 쏠을 통해 통합 브랜드 이미지를 선점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마이데이터 도입 등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에서는 전략적 유연성이 어느 정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나의 앱에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면 앱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서비스도 함께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앱의 속도가 느려지는 등의 단점도 고려됐다.
실제 KB국민은행도 신한은행처럼 통합앱을 만들자는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고객들이 필요에 따라 앱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문제는 KB국민은행의 이런 입장이 고객들 사이에서는 별로 통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KB국민은행 안팎에서는 KB국민은행의 앱이 너무 많다는 비판이 많다. 다른 은행앱에서는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기능을 이용하려면 또 다시 다른 앱을 찾아 깔아야하는 데 따른 번거로움을 호소하는 고객도 많다. 필요에 따라 받으면 좋겠지만 어떤 앱이 필요한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있다.
이번 채용공고의 사전과제를 놓고 ‘앱이 문제인 걸 내부에서도 알긴 아는구나’라는 말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이 앞으로 기능이 단순한 보조 앱은 통합하거나 내재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모든 기능을 완전히 통합한 앱을 내놓기보다는 고객 성향에 따라 대표 앱을 중심으로 새로운 전략을 짜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다른 시중은행들 사이에서는 통합앱이 대세다.
신한은행은 쏠을 대표선수로 밀고 있다. 쏠은 신한은행이 2018년 2월 기존에 6개로 흩어져 있던 S뱅크, 써니뱅크 등 은행앱을 하나로 통합해 선보인 앱이다.
우리은행도 ‘우리원(WON)뱅킹’을 출시하면서 서비스를 통합하거나 간결하게 변경했다. 하나은행 역시 최근 ‘하나원큐’를 재단장해 하나금융그룹의 금융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둘 모두 이름에 들어간 ‘원’에서 볼 수 있듯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모아서 한 번에 제공하자’는 취지로 개발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