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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생명 채권 재분류 추진, 홍재은 유상증자 이어 건전성 고삐 죄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0-09-01 16: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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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유상증자에 이어 채권 재분류를 추진하며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연말 시행되는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LAT)를 비롯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새 지급여력제도(K-ICS)에 대응해 재무지표를 높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NH농협생명 채권 재분류 추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7291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홍재은</a> 유상증자 이어 건전성 고삐 죄
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

1일 NH농협생명에 따르면 이르면 9월 안에 만기보유증권 33조4천억 원가량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하는 결정을 내린다. 늦어도 10월 안에는 채권 재분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만기보유증권은 증권을 만기까지 보유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증권 소유자에 의해 만기가 확정된 채무증권을 말한다. 매도가능증권은 매도를 위한 목적으로 매입한 채권이다.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하면 만기보유증권을 매입했을 때 금리와 현재 금리를 비교해 평가손익이 발생하는데 지금과 같은 저금리 기조에서는 평가이익이 발생한다. 

평가이익이 기타포괄손이익으로 자기자본에 계상되면 보험사의 지급여력 금액이 상승해 지급여력(RBC)비율이 올라가게 된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약 2조8천억 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유상증자와 함께 채권 재분류가 최종적으로 이뤄지면 지급여력비율이 약 32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 재분류는 미래손익을 단기손익으로 끌어오는 회계처리인 만큼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다면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홍 사장이 채권 재분류 카드를 꺼내든 것은 보험업황이 전체적으로 악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적 개선을 통해 이익잉여금을 쌓아 단기간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이는 다른 생명보험사들도 마찬가지다. NH농협생명과 함께 지급여력비율 200%를 넘기지 못해던 DGB생명도 올해 들어 채권 재분류를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높였다.

DGB생명은 5월 말 보유하고 있던 4조 원가량의 만기보유증권 전액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했다. 지급여력비율은 3월 말 기준 187.54%에서 6월말 325.25%로 137.71%포인트 상승했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다.

금융감독원은 지급여력비율 150%를 권고하고 있지만 생명보험업계에서는 200%를 적정선으로 본다.

2분기 기준 NH농협생명 지급여력비율은 193.7%다. 2018년 200% 밑으로 떨어진 이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NH농협생명이 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함에 따라 지급여력비율이 200%를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홍 사장이 유상증자 결정에 연이어 채권 재분류를 추진하며 단기간에 지급여력비율을 100%포인트 이상 높이려는 것은 연말에 진행되는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LAT)에 대응한다는 측면도 있다.

연말부터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이 반영돼 부채를 평가하는 할인율이 크게 낮아진다.

할인율이 낮아지면 책임준비금 적립금 규모가 커지고 이에 따라 지급여력비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미리 지급여력비율을 올려두려는 것이다.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는 새 국제보험회계기준 적용을 앞두고 보험사의 단계별 적응을 위해 2017년 도입한 제도다.

금융감독원은 해마다 상반기와 하반기에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를 진행한다.

책임준비금은 보험회사가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험료의 일정액을 적립하는 금액을 말한다.

보험사는 보험부채를 원가와 시가로 나눠 계산한 뒤 시가가 더 크면 결손금이 발생한 만큼 차액을 책임준비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에 대응하는 차원이고 장기적으로는 새 국제회계기준과 새 지급여력제도 도입을 앞두고 재무건전성 지표를 높일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2023년 새 국제보험회계기준과 이에 맞춰 새 지급여력제도가 도입되면 보험부채를 기존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전환해 리스크와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게 된다.

이때 보험부채가 크게 늘어나 지급여력비율이 현재보다 낮아진다.

과거 상품판매 시점보다 현재의 금리가 낮아진 만큼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차액을 준비금으로 쌓아둬야 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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