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에 기대던 시대는 갔다.”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올해 3분기 실적을 놓고 엔씨소프트가 받은 평가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를 비롯해 아이온과 블레이드앤소울 등 주력 PC온라인게임이 건재를 과시했지만 경영실적은 뒷걸음질했다.
김택진 대표의 고민도 클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의 DNA를 모바일게임 위주로 재편하는 ‘모바일게임 드라이브’를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 ‘리니지’의 한계 절감
엔씨소프트는 4일 컨퍼런스콜에서 주력 PC온라인게임 리니지가 3분기 거둔 매출이 782억 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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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3분기 리니지 매출은 직전분기였던 2분기보다 8%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이 14.2% 증가했다.
엔씨소프트의 다른 PC온라인게임도 3분기 견고한 성과를 냈다. ‘길드워2’와 ‘블레이드앤소울’은 분기 매출 200억 원을 넘겼고 ‘아이온’도 매출 168억 원을 올렸다.
그러나 엔씨소프트의 3분기 전체 실적은 후퇴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와 38% 감소했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3분기 경영성과 부진이 일시적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2분기보다 대규모 이벤트를 축소했기 때문에 아이템 판매매출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윤 CFO는 “대형 이벤트 진행여부에 따라 매출이 등락을 거듭할 수 있다고 본다”며 “연말연초 성수기가 걸쳐있는 4분기에 대규모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다르다. 지금까지 엔씨소프트를 지탱해왔던 주력 PC온라인게임에 더이상 기대기 힘든 한계가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엔씨소프트가 지금과 같은 상황을 타개하지 못 하면 그동안 지켜왔던 국내 ‘게임시장 매출 2위‘ 자리를 넷마블게임즈에 넘겨주는 것은 물론이고 넥슨, 넷마블게임즈와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가 주력 PC온라인게임에 기댄 사업구조 때문에 성장이 정체된 사이 넷마블게임즈는 모바일게임 물량공세를 앞세워 연간매출 1조 원에 도전할 정도로 성장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니지 등을 주력 캐시카우로 남겨놓고 모바일게임 사업을 본격화해야 될 때가 왔다”며 “상위 업체간 양적성장 경쟁체제가 시작됐기 때문에 엔씨소프트가 모바일게임 사업을 더 미룰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 내년 상반기부터 모바일게임에 속도
엔씨소프트도 신작 모바일게임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을 시작으로 모바일게임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약속했다.
윤재수 CFO는 “본격적인 신작 모바일게임 출시는 2016년 상반기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은 올해 9월 최종테스트까지 마쳤고 현재 출시 전 마지막 마무리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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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는 2015년 3분기 PC온라인게임 '리니지'로 매출 782억 원을 냈다. |
오늘의 엔씨소프트를 있게 한 ‘리니지’의 지적재산권(IP)도 공세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윤 CFO는 내년 상반기에 리니지의 캐릭터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2종을 자체적으로 내놓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윤 CFO는 이 게임이 ‘리니지 이터널’이나 넷마블게임즈가 개발하고 있는 ‘프로젝트S'와는 별개로 개발되고 있는 신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로써 내년부터 시장에 출시될 예정인 리니지 기반의 모바일 게임은 모두 4종이 된다.
엔씨소프트의 북미지역 자회사인 ‘엔씨웨스트’도 모바일게임 사업을 본격화한다. 엔씨웨스트는 김택진 대표의 부인 윤송이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윤 CFO는 “엔씨웨스트가 실리콘밸리에 세운 모바일 스튜디오 인원이 현재 60여 명인데 이를 최대 100명까지 늘릴 것”이라며 “엔씨웨스트는 현재 3종의 모바일게임 신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1개는 본사인 엔씨소프트 게임의 지적재산권을 활용해 개발된다”고 밝혔다.
그는 “리니지 이터널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2016년 비공개테스트(CBT)에 돌입할 것”이라며 “리니지 이터널 게임의 테스트 주기는 올해보다 짧아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