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자회사 대우에스티가 또다른 자회사 푸르지오서비스 합병을 계기로 건설분야 구매대행(MRO)사업을 키운다.
대우건설은 대형 건설사 가운데 오너가 없는 회사여서 구매대행사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휘말리지 않는다는 점이 고려됐다.
15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대우에스티는 애초 계획과 달리 대우파워를 빼고 푸르지오서비스만 흡수합병해 규모를 키운 통합법인으로 8월 출범한다.
대우건설 자회사인 대우파워는 발전설비 건설과 운영을 하는 업체로 매출 상승효과가 낮다고 판단해 합병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에스티는 강구조물과 철강재 설치공사 같은 기존 사업 외에 '부동산 종합서비스기업'이라는 비전 아래 '건설지원 전문 MRO기업'으로 새로 발돋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주로 대우건설과 아래 자회사를 대상으로 기존에 수행하던 구매대행사업 경험을 기반으로 고객사를 다양화하겠다는 것이다.
구매대행사업은 기업에 필요한 소모성 물품을 기업 총무팀이나 구매팀 대신에 조달해주는 사업을 말한다.
대우에스티가 말하는 건설지원 전문 구매대행사업은 의자, 안전모, 안전신발 등 건설현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소모용품을 대신 구매해주는 사업이다.
대우에스티는 구매대행사업의 주요 고객층을 중소규모 건설사는 물론 오너경영체제로 운영되는 대형건설사로 넓힌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너(소유주)가 있는 대그룹이 구매대행 전문 자회사를 만들면 이를 경영권 승계에 이용할 우려가 있다고 의심할 수 있다”며 “대우건설은 오너경영체제가 아니기 때문에 구매대행사업과 관련한 여러 규제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를 주요 고객으로 만들면 규모의 경제가 발생해 비용절감 효과가 크고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에스티가 건설 구매대행사업의 고객층을 외부로 확장했을 때도 계속 수익성이 좋을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건설업계에선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길이기에 도전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우에스티는 건설분야 구매대행사업 이외에도 푸르지오서비스의 시공·임대운영관리 노하우와 대우에스티의 사업관리시스템을 활용해 중소형 규모 주택개발사업에도 새로 진출하기로 했다.
GS건설 자회사 자이에스앤디가 대형건설사 자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중소형 단지 주택사업에 진출해 안착한 점을 벤치마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자이에스앤디가 중소형 주택사업 외에도 고속도로 휴게소, 주차장, 태양광발전 임대, 카쉐어링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펼치는 것과 달리 대우에스티는 주로 건설분야 중심으로 사업을 넓히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