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뮤직이 본격적으로 유료 서비스를 시작한 뒤 젊은 이용자 절반 이상이 등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팀 쿡 애플 CEO가 스포티파이 등 경쟁 서비스의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누를 확실한 전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
|
▲ 팀 쿡 애플 CEO. |
미국 경제전문매체 쿼츠는 18일 시장분석업체 잭도우리서치가 아이폰 이용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5세 미만의 아이폰 사용자 가운데 62%가 무료체험기간이 끝난 뒤 애플뮤직을 해지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35세 이상의 아이폰 사용자들은 67%가 무료체험이 끝난 뒤 유료서비스로 전환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7월 애플뮤직을 내놓은 뒤 이용자들에게 서비스 이용 시점부터 3개월 동안 사용자에게 무료체험을 실시한다. 10월부터 애플뮤직의 본격적인 유료 서비스가 시작되는 셈이다. 사용자들은 애플뮤직을 유료로 사용하기 위해 한 달에 9.99달러를 내야 한다.
애플뮤직의 이런 유료전환 비율은 숫자만 놓고 보면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애플이 기존 음원 다운로드 시장에서 강자인 점을 감안하면 만족할만한 성과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체 애플 모바일 기기 수와 비교해 애플뮤직 이용자 수도 9월 기준으로 1500만 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
특히 애플뮤직이 스포티파이 등 경쟁업체의 무료 음악스트리밍 서비스와 비교해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고전하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로 지적된다. 젊은 이용자의 비율은 서비스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지표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전체 이용자 7500만 명 가운데 70% 이상이 35세 이하다. 5500만 명의 스포티파이 이용자가 광고를 시청하는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젠 다우슨 잭도우리서치 수석 연구원은 “어린 사람들은 공짜에 매력을 느껴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호한다”며 “나이든 사람들이 유료인 애플뮤직을 더 사용하는 것은 수입이 안정됐거나 단순히 바빠서 광고를 보고 있을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애플뮤직은 최대 성장 시장인 중국에서도 무료 중심인 현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밀려 아직까지 큰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샌디 셴 가트너 모바일 기기&소비자 서비스 부문 이사는 “중국에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자리한 만큼 애플뮤직이 소비자들이 갈망하는 독점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애플이 스포티파이 등 경쟁업체들이 무료 서비스를 실시하는 상황에서 이를 누를 확실한 전략 없이 유료 서비스만 고집한 전략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포브스는 “애플은 음악 스트리밍시장에 늦게 뛰어든 후발주자로서 경쟁사에 비교우위를 갖추지 못했다”며 “애플은 다른 제품과 서비스에서 시장을 선도하지만 애플뮤직에서 유독 추종자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