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출을 하게 되면 임상개발, 허가, 상업화 과정 등의 각 단계마다 기술수수료 수입이 발생한다.
유한양행은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인 ‘레이저티닙’의 단계별 기술수수료(마일스톤) 432억 원을 수령한다고 4월8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에 앞서 2018년 11월에 다국적 제약사인 얀센바이오테크에 레이저티닙을 기술수출한 것에 따른 것이다.
2020년 3월30일 기준으로 유한양행은 모두 4건의 기술수출계약을 체결했는데 2018년과 2019년 사이 계약을 맺었다.
얀센바이오테크에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인 레이저티닙 기술을 수출한 것을 포함해 베링거인겔하임에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신약후보물질 기술수출, 길리어드사이언스에 비알콜성 지방간염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 스파인바이오파마에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기술수출 등을 이뤄냈다. 4건의 기술수출 규모는 약 3조5천억 원에 이른다.
2019년 말 기준으로 유한양행이 연구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은 모두 44개에 이른다.
유한양행의 2020년 1분기 기술수출에 따른 수익은 169억 원으로 2019년 1분기보다 80.4%가 증가했다.
유한양행은 현재의 연구개발 투자전략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정희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1월 한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국내외 유망기술 발굴, 공동연구 및 투자 확대 등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에도 적극 나서 파이프라인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특히 신약 과제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와 초기협력을 통한 공동연구 추진 및 과제 가치를 높여 기술수출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업계 매출 1, 2위를 다투는 업체인 데다가 지난해 12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매각한 군포부지 대금도 유입됐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현금동원 능력도 충분한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2019년 말 기준으로 유한양행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2321억 원에 이른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은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공격적 연구개발 투자가 기대된다”며 “유한양행의 개방형 혁신 성과가 연구개발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에 본격 돌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한양행은 이 사장이 취임한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비를 늘리며 체질을 개선하고 있지만 전체 연구개발비 규모는 여전히 한미약품보다 작다.
유한양행의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는 301억 원으로 매출 대비 9.9%에 해당한다. 반면 한미약품은 1분기 매출의 18.8% 수준인 541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