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시내면세점에 재도전하면서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전은 롯데그룹과 SK그룹의 수성에 신세계그룹과 두산그룹이 도전하는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면세점 입찰전은 신규 사업자 선정이 아닌 만큼 위치보다 면세점 운영역량이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도 높다.
|
|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서울 시내면세점 3곳 가운데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지난해 매출이 1조9763억 원으로 국내 단일매장 가운데 최대 매출을 올렸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지난해 매출은 4820억 원이었으며 SK네트웍스가 운영해온 워커힐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2700억 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입찰경쟁에서 최대 승부처는 결국 롯데면세점 소공점 쟁탈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이 내건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롯데백화점 소공점에 비해 경쟁력이 결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본점 자리는 옛 화신백화점 자리라는 점에서 역사적 상징성도 남다른 곳이다.
롯데면세점 입장에서 만만치 않은 도전자인 셈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독과점과 수수료율 문제로 강한 비판을 받았다.
그렇다고 신세계면세점이 마음을 놓을 상황은 아니다. 롯데면세점은 글로벌 면세업계에서도 수위권을 다투고 있다. 면세점 운영경험과 규모면에서 절대강자다.
관세청 입장에서도 한해 2조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릴 만큼 장사를 잘 하고 있는 사업자의 운영권을 박탈했다가 신규 사업자가 그만한 매출을 못 올릴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이 뜻밖에도 탈락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산그룹의 면세점 도전도 힘겨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
|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
두산그룹도 동대문 두산타워를 면세점 입지로 정한 만큼 강북 상권에서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을 상대로 격전을 벌여야 한다.
두산그룹은 면세점은 물론 유통업에서 경쟁력이 약한 편이다.
하지만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면세점 사업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어 결과를 속단하기 쉽지 않다.
박 회장의 경영스타일상 승산없는 승부에 무모하게 도전할 리 없다는 관측도 많다. 박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정재계에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SK그룹은 기존 워커힐면세점 특허권을 연장받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신세계그룹과 두산그룹이 모두 강북권에서 입지를 내세워 롯데면세점 소공점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김낙회 관세청장은 18일 “관세법상 독과점을 이유로 특정 업체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