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을 추가적으로 수주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현재 위탁생산을 맡고 있는 미국 바이오기업 사이토다인의 에이즈 항체 치료제 ‘레론리맙’은 조만간 코로나19를 적응증으로 임상3상에 들어간다.
레론니맙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상용화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급계약 규모는 커질 공산이 크다.
미국 바이오기업 리제네론은 자가면역질환 항체 치료제 ‘케브라자’의 코로나19 치료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도 자가면역질환 의약품 ‘악템라’를 코로나19로 개발하기 위해 3월 글로벌 임상3상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다.
항체 의약품이란 화학적 합성이 아닌 유전자공학 기술을 활용해 만든 항체를 활용해 질병의 원인물질만을 표적으로 치료하는 의약품을 말한다. 이와 같은 항체 의약품은 화학 의약품과 달리 살아있는 원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이 조금만 변해도 효능이 달라져 대량생산에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현재 항체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위탁생산업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베링거인겔하임, 론자 정도밖에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코로나19 항체 의약품 위탁생산 수주에 성공했다.
김태한 사장은 10일 미국 바이오기업 ‘비어’에 코로나19 치료용 항체 4400억 원 규모를 공급하는 계약 확정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 규모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뒤 단일계약 최대 규모로 2021년부터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비어가 아직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 능력이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비어는 7월 세부 내용을 협의한 뒤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하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어는 3~5개월 안에 임상2상부터 진입할 계획을 세웠으며 미국 식품의약국의 ‘가속화 절차’로 승인된 만큼 대량생산 설비를 갖춘 생산 파트너사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비어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 GSK와 코로나19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는 동시에 2억5천만 달러(약 3048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에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안정적으로 물량을 생산하기 위해 코로나19 치료제 생산경험이 있는 업체를 우선순위로 고려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 확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 가동률을 대폭 끌어올려줄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 3공장은 지난해 가동률이 20%에 못 미쳤고 현재도 35% 수준의 물량만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을 지속적으로 수주하면 올해 목표인 공장가동률 60%를 넘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근 비어로부터 수주한 4400억 원 규모의 계약은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 63%에 이르는 규모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스크와 진단키트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산업도 코로나19 수혜로 주목받을 시기가 왔다”고 바라봤다.
김 사장의 4공장 건설계획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김 사장은 제3공장의 공장 가동률이 60%를 넘기면 4공장을 새로 짓는 것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 사장은 올해 3월에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총회에서 “해외거점을 확대해 의약품 위탁개발이 위탁생산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정립해 2022년이면 3공장 가동률이 최대치에 이를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4공장 증설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