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강한 넷마블'을 내걸고 새로 꾸린 각자대표체제가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권영식 넷마블 각자대표에게 게임사업을, 이승원 넷마블 각자대표에게 글로벌사업을 맡긴 뒤 한국과 해외에서 모두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19일 모바일게임 통계 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넷마블의 ‘A3: 스틸얼라이브’는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5위에 올라 있다.
A3: 스틸얼라이브는 넷마블이 대규모 다중사용자 역할수행게임(MMORPG)과 배틀로얄 장르를 섞어 12일 출시했다.
방 의장은 미래 게임의 방향성으로 융합장르를 제시한다. A3: 스틸얼라이브는 넷마블이 장르를 본격 융합한 첫 게임인데 출시 초반 이용자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는 셈이다.
권 대표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 의장이 넷마블을 각자대표체제로 전환하면서 권 대표의 짐을 덜어준 만큼 게임사업에서 성과를 내야하는 무게감이 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권 대표에게 쉴 틈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A3: 스틸얼라이브를 장기 흥행궤도에 올리고 게임을 해외에 내놓기 위한 현지화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넷마블이 새 게임에 배틀로얄 장르를 융합한 데는 해외 이용자를 공략하려는 포석도 깔렸다. 대규모 다중사용자 역할수행게임은 한국에서, ‘포트나이트’와 같은 배틀로얄 게임은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
이렇게 만들어낸 게임은 이 대표가 해외에 들고 나간다.
방 의장은 1월 이 대표를 각자대표로 선임하고 경영전략과 글로벌사업을 맡겼다. 이 대표는 CJ인터넷에서 마케팅&세일즈 본부장과 해외사업 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CJE&M 게임부문 글로벌전략실 상무로 일했다.
권 대표와 이 대표의 합작품은 이미 하나 나왔다.
넷마블은 3일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를 세계 170개 국가에 출시했다. 2019년 한국과 일본에 먼저 출시한 뒤 현지화 작업을 거쳐 운영지역을 넓힌 것이다.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는 18일 구글플레이 매출순위를 기준으로 홍콩에서 2위, 대만 8위, 프랑스 1위, 태국 8위, 미국 18위 등에 올랐다.
넷마블은 대표 게임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도 해외에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24일부터 아시아 24개 나라에서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사전등록을 받기에 앞서 17일 예고영상을 내보냈다.
블레이드&소울이 무협게임인 데다 대규모 다중사용자 역할수행게임인 만큼 게임 소비 취향이 한국과 비슷한 아시아시장을 시작으로 차츰 운영지역을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이 대표는 해외 유명 지식재산을 게임 제작에 사용할 권리를 확보하는 등 권 대표의 게임사업을 측면에서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 권영식 넷마블 각자대표(왼쪽)와 이승원 넷마블 각자대표. |
기존에 권 대표가 단독으로 대표를 수행할 때와 달리 이 대표는 게임사업과 관련한 부담은 적다.
마블스튜디오와 같은 협력기업을 늘릴 여력이 많은 셈이다. 넷마블은 현재 마블스튜디오의 지식재산을 사용해 ‘마블 퓨처 레볼루션’를 새로 제작하고 있다.
넷마블은 외부 지식재산을 활용해 게임을 수준 높게 만드는 역량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과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 ‘리니지2 레볼루션’, ‘마블 퓨처 파이트’ 등이 사례로 꼽힌다.
방 의장은 1월2일 시무식에 참석해 임직원들에게 “지난 몇 년 동안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등 ‘건강한 넷마블’은 정착이 잘 이뤄져왔다”며 “올해는 사업의 본질인 게임사업에서 경쟁력을 확실하게 갖춰 ‘강한 넷마블’도 완성할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하자”고 말했다.
방 의장은 과거에도 각자대표체제를 시도했다.
2018년 2월 권 대표 곁에 박성훈 로엔엔터테인먼트 전 대표이사를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당시 권 대표에게 게임사업을, 박 전 대표에게 전략과 투자를 맡겼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2018년 11월14일 돌연 사임하면서 넷마블은 단독대표체제로 바뀌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