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중진으로 꼽히는
이혜훈 의원이 4월 치러지는 총선에서 그동안 지역구인 서울 서초갑을 떠나 서울 동대문을에 도전장을 냈다.
이 의원은 안방인 서초갑에서 컷오프(공천배제)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동대문을의 터줏대감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빠진 본선에서 정치경륜을 내세워 승기를 잡을 수도 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5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동대문을의 민병두 의원 공천을 배제하기로 결정하고 이 곳을 청년우선전략선거구로 지정한다는 의견을 전략공천관리위에 전달한다고 밝혔다.
이혜훈 의원이 동대문을에 출마하기로 한 데 이어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이곳 현역인 민병두 의원을 컷오프하며 동대문을 총선 판세에 변수가 늘어났다.
동대문을은 통합당에 험지로 꼽히기도 하지만 2008년 18대 총선까지만해도 보수 정당이 줄곧 우세를 보인 곳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가 2001년 재보궐선거로 이곳 의석을 확보한 뒤 17대, 18대 총선에서도 잇따라 동대문을에 보수정당 깃발을 꽂은 바 있다.
이곳이 보수정당 열세지역으로 돌아선 것은 2012년 19대 총선 때부터다.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 후보로 나온 민병두 의원은 당시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표를 꺾었다.
이 시기 전국적으로 새누리당이 민주통합당보다 더 많은 의석을 얻어 선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는데 민 의원은 열심히 뛰어 바닥 민심을 훑은 결과 결과 대선주자로도 꼽혔던 홍 전 대표를 누른 것이다.
민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 때도 동대문을에서 58.16%의 표를 얻어 3선 고지에 올랐다.
비록 동대문을 지역 내 뉴타운 개발 등으로 인구 유입에 따라 보수성향이 옅어진 측면은 있지만 이곳을 진보 우세지역이라기 보다는 부동층(스윙보터) 선거구로 보는 시각도 있다. 보수성향 고정 지지층이 여전히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동대문을에서 민주당이 선전하게 된 데에는 민 의원의 ‘인물 경쟁력’과 탄탄하게 다진 지역기반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혜훈 의원은 새 도전을 하는 셈인데 민 의원의 컷오프로 부담이 다소 줄었다.
이 의원은 3선 중진인 데다 바른정당 대표를 지낸 적도 있어 통합당 후보 가운데는 개혁적 이미지도 지니고 있다. 정치권 내 드문 경제 전문가로서 인지도도 높은 편이다.
이 의원이 정치경륜과 ‘인물 경쟁력’을 내세워 선거전을 펼친다면 최근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거둔 동대문을이지만 이변을 연출할 수도 있다.
물론 이 의원도 통합당에서 동대문을 공천경쟁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 의원이 현역 의원인 데다 바른정당 대표를 맡는 등 인지도가 높아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동대문을 예비후보들의 경쟁력이 이 의원과 비교하면 다소 열세라는 평가도 있다.
통합당은 이날 이 의원과 함께 민영삼 정치평론가와 강명구 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를 동대문을 경선후보로 결정했다.
민주당에서는 컷오프된 민 의원 외에 장경태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특별위원과 지용호 전 국무총리 정무실장이 도전하고 있었다.
민주당이 동대문을을 청년 전략공천 지역으로 꼽은 만큼 1983년 태어난 장 위원이 공천을 받을 기회는 남아있지만 1965년 출생인 지 전 실장은 사실상 공천에서 멀어졌다는 말도 나온다.
애초 서울 강서갑 공천을 신청했다가 전략후보로 전한된 김남국 변호사의 전략공천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변호사는 1982년 태어나 만 37세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