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생산시설 확장에 나섰지만 메모리반도체를 놓고 치킨게임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SK하이닉스의 투자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치킨게임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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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키움증권은 26일 SK하이닉스가 46조 원을 들여 반도체 생산시설을 확대하지만 공격적 투자는 아니며 메모리 반도체업계에 증설경쟁도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시설을 늘리기로 했지만 10년에 걸친 장기계획인 점을 감안하면 공격적 투자규모는 아니라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에만 6조 원대 후반의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가 공장증설이나 장비투입의 시기와 규모를 확정하지 않았으며 시황을 고려하겠다는 전제조건을 붙인 점은 합리적 수준에서 투자를 진행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의 공급 과점화 체제가 고착화하면서 수요증가율을 크게 초과하는 증설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SK하이닉스의 이번 투자계획은 점유율보다 수익성 중심의 기존 사업전략을 벗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SK하이닉스가 10년으로 투자기간을 밝혀 시장이 우려하던 D램 설비투자 증가의 가능성은 낮아졌다”며 “연간 설비투자 규모가 SK하이닉스가 2014년과 2015년 D램에 사용했던 설비투자 금액을 초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SK하이닉스의 생산시설에 46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메모리반도체의 치킨게임이 다시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D램의 경우 수요부족으로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생산을 늘릴 경우 한쪽이 경쟁을 포기할 때까지 적자를 감수하며 생산을 지속하는 치킨게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수요증가율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M14 수준의 대규모 공장 2곳을 추가하겠다는 것은 치킨게임이 재발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25일 미래비전선포식을 통해 10년 동안 투자를 진행하고 시장상황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뒤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보다 7.89% 급등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투자기간이 10년이며 시장상황과 수요를 고려한다고 명확히 밝히면서 치킨게임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