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에서 ‘신동빈 시대’가 열렸다.
롯데그룹에 신동빈 시대가 개막함에 따라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도 2인자로 완전히 자리매김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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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 |
황 사장은 신 회장의 복심이자 오른팔로 알려져 있다.
황 사장은 이번 총수 일가 경영권 분쟁에서도 최일선에 나서 신 회장이 롯데그룹 경영권을 맡아야 하는 당위성을 설파했다.
또 신격호 총괄회장의 판단력이 예전보다 못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한 점은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롯데그룹의 논리를 만들어 전파했다.
황 사장은 신 회장이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상무로 옮겨 본격적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을 때부터 신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황 사장은 신 회장이 그 뒤 롯데그룹 회장에 오르고 롯데그룹의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제갈량’ 역할을 했다.
신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면서 호텔롯데 상장,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체제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았는데 이 개편안 초안을 마련하는 것도 대부분 황 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롯데그룹에서 ‘신동빈 오너, 황각규 전문경영인’ 시대가 열렸지만 앞날이 결코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반 롯데 이미지’가 너무나 광범위하게 퍼진 데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지배구조를 풀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1조 적자 논란이 벌어지면서 신 회장을 궁지에 내몬 중국사업 등 해외사업의 부진도 해결해야 한다.
이 모든 난제를 해결하는 데 황 사장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롯데그룹은 조만간 지배구조개선 태스크포스팀을 꾸린다. 팀장은 황 사장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태스포스팀은 신 회장이 올해 말까지 롯데그룹 순환출자 80%를 해소하기로 약속한 만큼 순환출자구조의 고리를 무리없이 끊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에 꼬리표처럼 붙은 ‘일본기업 논란’도 하루빨리 씻어내야 한다.
일본기업 논란에서 벗어나려면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계열사의 지분을 줄이는 작업이 진행돼야 하지만 짧은 시간에 이뤄지기 어렵다. 롯데그룹은 이에 따라 일단은 태스크포스팀과 별도로 설치될 기업문화개선위원회에서 ‘반 롯데 정서’를 완화하는 활동에 주력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경영투명성 강화, 청년 일자리 창출 등 한국경제에 보탬이 될 사회공헌활동을 늘리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황 사장은 롯데그룹의 2인자로 급부상한 데 대해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내부에서 황 사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으로 요직을 두루 거쳐 업무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지나친 엘리트 의식으로 사내융합을 해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