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8개월 만에 위기에 처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상반기 넥센타이어보다 적은 영업이익을 낸 데 이어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3년 만에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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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규 금호타이어 사장. |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18일 “금호타이어는 3분기에도 경영실적을 개선하기 어렵다”며 “기대보다 우려가 높다”고 진단했다.
전 연구원은 “중국 등 신흥국에서 경기둔화로 자동차 판매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에서도 중국산 타이어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금호타이어가 얻는 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미국 상무부가 중국산 타이어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국내 타이어회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생각보다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이르면 3분기부터 중국공장에서 요코하마고무의 제품을 생산한다. 이에 따라 현재 70% 수준인 중국공장 가동률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 연구원은 "중국공장 가동률 향상에 따른 효과는 4분기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부분파업에 이어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는 점도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17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전면파업을 벌인 것은 2012년 8월 이후 3년 만이다.
금호타이어는 나흘 동안의 부분파업으로 116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전면파업으로 하루에 52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인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면파업이 단기에 그친다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실적을 떠나서 워크아웃이 종료되자마자 재개되고 있는 노사갈등이 회사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을 매각해야 하지만 매각일정도 계속 지연되고 있다”며 “금호산업 지분매각을 두고 채권단과 박삼구 회장이 가격에서 큰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금호타이어 지분매각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금호타이어의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금피크제와 성과급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워낙 확고하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영업실적을 기록한 데에 대한 성과급 지급은 당연하다”며 “회사가 내년까지 논의하기로 한 임금피크제를 성과급에 연동시키고 있는 것은 노사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노사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원인으로 박삼구 회장을 지목하기도 했다. 노조는 “박삼구 회장과 채권단 간 지분에 대한 가격협상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박 회장이 파업을 유도해 주식가격을 낮추려 하는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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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금호타이어가 안팎의 악재로 주춤하는 사이 업계 3위 넥센타이어는 금호타이어를 따라잡았다. 넥센타이어는 2분기 금호타이어보다 많은 영업이익을 냈다.
금호타이어는 상반기 영업이익 990억 원대를 내는 데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1986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반토막난 것이다.
반면 넥센타이어는 올해 상반기에 107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4.3% 증가한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넥센타이어보다 1800억 원이나 많은 영업이익을 냈지만 반 년 새 2위자리까지 내줬다.
두 회사의 매출은 상반기 기준으로 금호타이어 1조5389억 원, 넥센타이어 9110억 원으로 여전히 금호타이어가 앞선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매출에서도 따라잡힐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