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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송병준 게임빌 컴투스 공동대표, 이대형 파티게임즈 대표. |
국내 모바일게임회사들이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가 가장 적극적이다.
게임회사들이 대규모 유무상증자로 현금을 마련해 해외 게임회사를 인수하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컴투스와 파티게임즈가 대표적이다.
국내 모바일게임회사들이 해외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이 정체돼 있지만 글로벌 모바일게임은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모바일게임시장 규모는 불과 2년 전까지 국내의 절반 수준에 그쳤지만 현재 2배 이상으로 커졌다.
모바일게임사업의 발전이 다소 늦다는 평가를 듣던 유럽도 어느새 국내와 엇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남미의 브라질은 전체 인구 가운데 70%가 모바일게임을 즐긴다.
반면 국내 게임시장은 정체상태다. 내수시장이 한계에 이른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모바일게임회사들은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 한다.
◆ 방준혁 “글로벌 진출에 수단과 방법 안가린다”
“넷마블의 눈은 글로벌로 향해 있다.”, “한국게임 설 자리 부족할 것 같은 절실함 느낀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이 지난 7월15일 기자간담회에서 작심하고 쏟아낸 말들이다.
방 의장은 넷마블게임즈가 올해 상반기를 거치며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에서 최강자 반열에 올랐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방 의장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역설한 것은 넷마블게임즈가 처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넷마블게임즈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 매출도 2천억 원을 넘기며 연간 매출 1조 원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그러나 넷마블게임즈는 성과를 대부분 국내에서 거두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으로 매출순위 10위 권 이내에 넷마블게임즈 모바일게임이 5개나 포진한 결과다.
그만큼 넷마블게임즈의 국내 의존도가 높다.
넷마블게임즈는 연간 매출의 87%를 국내에서 거둔다. 올해 2분기 넷마블게임즈가 올린 매출 2438억 원 가운데 해외매출은 10% 수준에 그친다. 2분기 해외매출은 264억 원으로 1분기보다 38억 원 늘어났다.
이는 경쟁사인 엔씨소프트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엔씨소프는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30%에 이른다.
컴투스와 게임빌의 경우 올해 2분기 전체 매출에서 해외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82%와 6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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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이 지난 7월15일 기자간담회에서 넷마블게임즈의 글로벌시장 공략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 때문에 방 의장은 넷마블게임즈가 지금 위기의 전초단계를 밟고 있다고 진단했다.
방 의장은 “글로벌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협력관계에 있는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개인 맞춤형 서비스엔진 '콜럼버스' 개발 등 글로벌시장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넷마블게임즈는 방 의장의 기자간담회 직후인 지난 7월23일 미국의 모바일게임회사 SGN의 지분 1500억 원어치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SGN은 모바일 퍼즐게임으로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회사다.
넷마블게임즈는 모바일게임 ‘레이븐’을 올해 하반기 중국과 일본에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방 의장은 게임업계에서 승부사로 통한다”며 “지금껏 수차례 넷마블게임즈의 상황을 반전시켰던 방 의장이 글로벌 진출을 화두로 내던진 만큼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 컴투스와 파티게임즈 대규모 증자
송병준 컴투스 대표와 이대형 파티게임즈 대표는 역량있는 글로벌 게임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유무상증자로 각각 1900억 원과 590억 원을 마련했다.
송병준 대표는 국내 게임업계 CEO 가운데 글로벌사업 노하우를 가장 많이 지니고 있는 인물로 손꼽힌다.
송 대표는 해외기업을 인수해 자체 게임플랫폼인 ‘하이브’의 글로벌시장 경쟁력을 키우려 한다.
하이브 플랫폼은 현재 게임빌과 컴투스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급되는 게임은 약 100여 종에 이른다. 그러나 송 대표는 이 숫자가 너무 적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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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병준 컴투스 대표는 유무상증자로 1900억 원을 마련해 역량있는 글로벌 게임회사 인수에 나서기로 했다. |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하이브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게임 숫자가 200종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송 대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전략의 핵심은 하이브”라며 “컴투스 주도로 하이브에 서비스되는 게임 숫자가 늘기만 하면 게임빌의 글로벌시장 경쟁력이 강화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이대형 대표는 파티게임즈가 부진을 털어내려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 밖에 없다고 본다.
파티게임즈는 주력 모바일게임 ‘아이러브파스타’의 흥행으로 2014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그러나 그 뒤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며 지난해 흑자규모가 무려 96.4%나 줄었다.
이 대표는 ‘도박게임’으로 알려진 소셜카지노게임시장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이 역시 초점은 국내보다 해외에 맞춰졌다.
파티게임즈는 올해 상반기 ‘다다소프트’를 227억 원에 인수했다. 다다소프트는 페이스북 글로벌 소셜카지노게임 순위 16위를 달리는 기업이다.
국내 소셜카지노게임시장은 정부의 각종 규제로 성장이 가로막힌 상태다. 반면 글로벌 소셜카지노게임 시장은 이미 연간 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컴투스의 경우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선제적 조치 성격이 짙고, 파티게임즈의 글로벌시장 진출은 생존의 존폐가 달린 상황에서 이대형 대표가 내건 승부수”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