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희 CJ헬스케어 대표이사가 위장약 ‘케이캡’의 경쟁약물 등장을 앞두고 점유율을 수성할 준비를 하고 있다.
강 대표는 케이캡의 치료범위를 넓히는데 집중하면서 임상을 근거로 한 마케팅을 강화해 경쟁약물과 차별화를 이뤄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과 한국다케다제약이 케이캡의 경쟁약물을 출시할 준비를 하면서 케이캡이 지난해처럼 높은 판매량을 올릴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케이캡은 CJ헬스케어가 10년 동안 개발한 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계열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계열로는 유일한 치료제다.
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계열 약물은 칼륨 이온과 몸 안에서 위산을 만드는 양성자펌프의 결합을 방해해 위산이 분비되는 것을 차단한다. 양성자펌프를 막아버리는 방식의 양성자펌프 차단제 계열 약물과 다른 방식을 지닌다.
케이캡은 출시 첫해인 지난해 국내에서 높은 판매량을 올리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의약품시장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케이캡은 2019년 3월부터 11월까지 누적 매출 223억 원을 냈다.
위장약으로 많이 사용되는 양성자펌프 차단제 계열 치료제보다 우월한 효능에다 라니티딘 성분 위장약의 발암물질 검출사건 등의 수혜를 받으며 빠르게 안착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케이캡의 판매가 가파르다”며 “판매 첫해에 300억 원 가까이 판매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웅제약과 한국다케다제약에서 케이캡과 같은 계열의 치료제를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어 올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2월 위장약 ‘펙수프라잔’의 임상3상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한국다케다제약은 지난해 3월 위장약 ‘보신티정’의 품목허가를 받은 뒤 출시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다.
강 대표는 케이캡의 치료범위를 넓히는 방식으로 경쟁약물과 차별화 확보를 꾀하고 있다.
케이캡은 현재 위식도역류질환의 주된 적응증인 식도에 염증이 있는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과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위궤양 등 모두 3개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요법 등 다른 적응증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달리 보신티정은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으로만 허가를 받았고 펙수프라잔도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임상을 진행해 케이캡보다 치료 환자의 범위가 좁다.
강 대표는 처방 데이터를 중시하는 의료진을 상대로 케이캡의 이런 효능을 알리면서 마케팅을 강화하면 지난해의 판매추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 대표는 마케팅팀에 케이캡 전담팀을 따로 둘 정도로 홍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영업사원들도 의료진에게 케이캡 임상자료 등이 담긴 마케팅자료를 전달하며 이런 내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CJ헬스케어가 종근당과 같이 하고 있는 공동판매도 올해 케이캡이 경쟁약물보다 우위를 확보하는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종근당은 소화기분야의 강한 영업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제약업계에서는 종근당이 쌓은 노하우와 영업력 덕분에 케이캡이 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학술 데이터를 계속 쌓아 경쟁약물과 차별점을 확보하고 복합제 등 추가 제품군도 구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