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시장환경 변화에 따라 소매금융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고객중심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존 성과중심 영업문화에서 벗어나 고객 가치를 우선하는 NH투자증권만의 영업모델을 구축해 시장변화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16일 조직개편과 임원인사에서 업계 최초로 금융소비자보호본부를 기존 준법감시본부에서 분리 신설해 CCO(금융소비자보호최고책임자)를 독립 선임해 고객중심 경영에 힘을 실었다.
미래에셋대우 등 다른 증권사가 조직개편에서 금융소비자보호본부를 준법감시본부 아래에 그대로 두고 CCO만 독립 선임한 것과 달리 NH투자증권은 독립조직을 만들고 권한을 강화해 금융소비자 보호에 더욱 집중하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CCO 겸 금융소비자보호본부장으로 양천우 상무를 선임했다.
양 본부장은 삼성동금융센터 총괄센터장과 강서지역 본부장을 거쳐 Operation본부를 이끌며 NH투자증권의 업무지원 부문을 총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보호본부가 준법감시본부에서 분리·독립됨에 따라 고객중심 보호와 감독업무 권한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소비자보호본부의 권한이 강화되는 만큼 현재 20명 정도인 인원 구성 또한 더욱 확대돼 소비자 보호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이 소비자보호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정 사장의 고객중심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고객가치는 최우선 핵심목표’라고 줄곧 강조해왔다.
이에 더해 최근 파생결합증권 대규모 손실 여파로 금융소비자보호가 금융권 최대 화두로 떠오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IB업계의 대부’로 꼽혀왔지만 자산관리부문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투자금융(IB) 분야와 함께 소매금융 역량을 강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저금리와 부동산시장 규제 여파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고액자산가 숫자가 늘고 있고 노후자금 관리의 필요성도 커지면서 앞으로 자산관리부문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자산관리 수수료수익은 2014년 7841억 원에서 2018년 9958억 원으로 30% 가까이 늘었다.
1월 정 사장은 고객가치를 높이기 위해 실적 중심의 핵심성과지표(KPI)를 없애는 파격적 시도를 감행하기도 했다.
국내 금융업계 최초로 영업직원 평가에 수수료 수익 등 실적중심 지표 대신 고객과 소통하는 횟수, 고객 만족도 등 고객만족지표로 평가하는 ‘과정가치 평가’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정 사장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재무성과 위주의 핵심성과지표(KPI)를 과정중심 평가체계로 바꾸고 고객가치를 최우선 핵심목표로 삼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 사장이 과정가치 평가를 도입하는 등 고객중심 경영에 집중한 결과 NH투자증권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한 2019년 한국산업 고객 만족도(KCSI) 조사에 증권부문 1위에 오르고 정 사장은 제1회 '금융소비자보호 우수콘텐츠 대상'에서 ‘CEO리더십 부문 대상’을 받는 등의 성과를 보였다.
고객중심 경영의 성과는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평가방법 도입으로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2019년 상반기 NH투자증권 자산관리(WM)사업부 영업이익은 277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 감소 등 실적부진을 만회하고자 IB부문 수익비중을 키우면서 동시에 고객중심 경영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여 소매금융 자산관리부문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과정가치 평가 등 고객중심 경영으로 소매금융 자산관리부문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