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에서 정면 맞대결을 예고하면서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형제는 각각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유리하게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비상장법인이어서 정확한 지분구조가 베일에 싸여있어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일 경우 뚜껑을 열어봐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빠른 시일 내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교체를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의결권은 아버지가 대표인 자산관리회사(광윤사)가 33%를 지니고 있으며 나는 2% 미만이지만 종업원지주회 지분(32%)를 합하면 3분의 2가 된다”며 “신동빈 회장의 의결권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고 자신했다.

결국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광윤사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신 총괄회장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보고 신 전 부회장은 인터뷰를 마친 뒤 한국에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광윤사가 보유하고 있는 롯데홀딩스 보유 지분은 27.65%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이 밝힌 지분(33%)은 이보다 많은 셈이다.

그러나 한국 롯데그룹과 신동빈 회장 측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가 열려도 신 회장의 우호지분이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가 신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과 신 회장 구두해임 건을 무효로 한 것은 우호지분이 우세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홀딩스 이사진 7명은 모두 롯데홀딩스 지분을 각각 보유한 세력의 대표로 구성돼 있다.

롯데그룹 측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과반을 우호지분으로 확보했으며 신 회장의 우호지분이 최대 70%까지 갈 수 있다”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통해 이사회 결정이 번복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정확한 지분 내역과 주주 구성에 대해서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밝혀야 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본기업의 특성상 주주 전부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우호지분 확보 여부를 놓고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 일본 롯데홀딩스뿐 아니라 광윤사 등에 신 총괄회장이 숨겨놓은 우호지분이 있을 수 있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만약 그동안 밝혀지지 않은 우호지분이 있다면 신 총괄회장의 두번째 부인이자 신동주 신동빈 형제의 어머니인 시게미츠 하츠코씨가 그 주인공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도 나돈다.

이 때문에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의 장담에도 불구하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열린다면 누가 이길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