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를 향한 압박이 다시 거세지고 있는 만큼 박 회장의 대응에 시선이 몰린다.
공정위가 최근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박 회장과 미래에셋그룹 법인의 검찰고발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감독원도 올해 안에 미래에셋그룹의 금융그룹 통합감독 실태평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미래에셋그룹을 향한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박 회장으로서는 미래에셋그룹의 복잡한 출자구조를 다듬을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그룹의 현재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면 박 회장은 미래에셋컨설팅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통해 미래에셋캐피탈을 지배하고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생명 등 주요 계열회사를 지배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박 회장은 비핵심 계열회사들을 정리하고 주력 계열회사인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캐피탈 등의 출자구조를 단순화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자구조를 단순화하면 중복자본으로 깎여 나가는 자본도 줄어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에 따른 자본비율도 크게 개선될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금융그룹별 자본비율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미래에셋그룹의 자본비율은 125.3%로 집계됐다. 기존 자본비율인 282.3%에서 계열회사 사이 중복된 자본을 빼고 전이될 수 있는 위험을 더한 결과 157%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준을 적용했을 때 기존 자본비율보다 삼성그룹은 109.2%포인트, 교보그룹은 108%포인트, 롯데그룹은 64.5%포인트, 한화그룹은 56.5%포인트, 현대차그룹은 43.4%포인트, DB그룹은 48.6%포인트 등이 줄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미래에셋그룹의 하락폭이 가장 크다.
박 회장이 지주체제 전환을 선택할 수 있다는 시선도 일각에서 나온다.
미래에셋그룹은 금융그룹 가운데 지주체제로 전환하지 않은 유일한 그룹이다. 그만큼 지주체제로 전환하지 않는 이상 지배구조 개편을 향한 압박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환했을 때 실익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미래에셋그룹은 지주사로 전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주사로 전환하면 의사결정 속도가 늦어지는 데다 비계열회사 출자 제한, 자회사 출자 금지 등 규제에 발목이 잡혀 적극적 투자를 펼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해외사업과 해외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기 때문에 계열사 체제가 빠른 의사결정을 하는 데 더 유리하다”며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