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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회사 세대교체 본격화, '오너'와 '전문경영인' 승계 놓고 갈림길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9-10-0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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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회사 창업주 및 오너2세들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세대교체’가 최근 본격화되면서 전문경영인체제와 오너경영인체제를 선택하는 그룹으로 각각 나뉘고 있다.

어느 쪽이 ‘좋은 체제’인지는 정답이 없지만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불거지는 편법승계 논란 등은 식품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추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식품회사 세대교체 본격화, '오너'와 '전문경영인' 승계 놓고 갈림길
▲ 6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회사 창업주 및 오너 2세들이 고령에 접어들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시기가 다가오면서 각기 다른 이유로 오너 2세 또는 3세에게 경영권을 넘기거나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택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는 2018년 1월부터 푸르밀 경영을 맡아 푸르밀의 신제품 개발 및 노후설비 투자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푸르밀은 2007년 롯데그룹에서 독립한 뒤 김인환 전 대표와 남우식 전 대표 등 전문경영인이 바통을 이어가며 회사를 이끌어왔는데 지난해 초 오너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둘째 아들이자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조카인 신 대표가 오너경영인으로 경영전면에 나섰다.

신 대표가 지난해부터 꾸준히 투자규모를 늘리면서 지난해 영업손실 15억 원을 거둬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적자를 보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고 올해도 신제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저출산으로 유제품 수요가 감소하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제품을 개발해야한다는 신 대표의 판단 때문이다.

전문경영인이라면 오너의 눈치를 봐야하는 데다 임기 내에 성과를 거둬야하지만 신 대표는 오너경영인인 만큼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대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대로 풀무원은 오너경영인인 남승우 전 대표가 경영권을 전문경영인 CEO인 이효율 풀무원 대표이사에게 맡겼다.

상장기업으로서 올바른 지배구조를 만들어야한다는 남 전 대표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다만 약 2년 동안의 이효율 대표체제 아래에서 풀무원은 꾸준히 영업이익이 쪼그라들면서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교촌F&B 역시 오너경영인이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넘겨준 곳이다. 권원강 전 교촌F&B 회장은 올해 3월 경영 퇴임을 선언하고 소진세 전 롯데그룹 사장에게 넘겼다.

교촌그룹의 변화를 위해서는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권 전 회장의 딸인 권유진 교촌F&B 상무도 퇴사하며 공식적 경영참여 통로는 남아있지 않다.

소 회장이 롯데그룹에서 40년 가까이 몸 담으면서 롯데그룹 유통부문의 성장을 이끌어 온 만큼 교촌F&B의 성장을 이끌고 더 나아가 교촌F&B의 기업공개(IPO)까지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식품회사 창업주 및 오너2세들이 고령에 접어들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시기가 다가오면서 각기 다른 이유로 오너 2세 또는 3세에게 경영권을 넘기거나 전문경영인체제를 선택하는 모양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창업 및 초기 성장 단계에서는 오너경영인이 과감한 투자와 효율적 의사결정 등을 바탕으로 회사를 이끄는 것이 유리하고 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기 및 성숙기에 접어들면 투명하고 전문화된 시스템을 안착하기 위해 전문경영인체제가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회사마다 각기 다른 상황에 놓여있는 만큼 두 체제 사이의 장단점을 일괄적으로 평가하기엔 쉽지 않다. 

오너일가가 공식적으로 경영에서 손을 뗐더라도 전문경영인이 오너일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반대로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넘겨주는 과정에서 불거지는 잡음이 기업에 부정적 꼬리표로 따라붙는 사례도 있다.

하림그룹의 편법승계 및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나 SPC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사조그룹의 편법승계 논란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9월 취임식에서 “대기업집단뿐 아니라 자산총액 5조 원 이하 중견집단의 부당한 거래행태도 꾸준히 감시하고 제재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런 ‘편법승계’ 논란 등은 그룹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을 자산규모 5조 원 미만 중견기업으로 확대하면 농심, 대상, SPC, 동원, 오뚜기 등 최근 경영승계를 준비하고 있는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은 대부분 포함된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회사는 브랜드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에 수익에 초점을 맞추는 경영의 효율성뿐 아니라 윤리경영, 투명경영도 염두에 둔 경영권 승계방식을 선택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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