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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호 SKC&C 사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정보통신기술(ICT) 파트너스 데이'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
SKC&C LGCNS 등 시스템통합(SI)회사들이 인터넷전문은행 도입과정에서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영업점이 없기 때문에 거의 모든 업무를 온라인으로 처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온라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플랫폼을 만들고 여러 서비스도 관리하는 IT인프라가 경쟁력으로 떠오른다.
시스템통합회사들은 금융권의 전산서비스를 개발하고 유지보수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초기자본금의 상당부분을 온라인 플랫폼 구축에 쏟을 것을 감안하면 시스템통합회사에게 새로운 큰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SKC&C와 LGCNS 등 대그룹 계열의 시스템통합회사들은 이미 인터넷전문은행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웹케시를 비롯한 4개 중견 시스템통합회사들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사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에게 플랫폼을 대여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모델을 그리고 있다. 증권사나 IT기업이 구성하는 컨소시엄에 참여해 IT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익을 얻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 시스템통합회사, 플랫폼 준비에 박차
시스템통합회사들은 금융위가 6월18일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을 발표한 뒤 인터넷전문은행 전용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정호 SKC&C 사장은 6월29일 열린 ‘정보통신기술(ICT) 테크포럼’에서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정체된 상태로 여러 관련 기업이 한정된 시장을 나눠먹는 구조다”라며 “금융산업과 IT기술을 융합한 핀테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산업 자체를 변화시키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도 추진하지만 온라인 금융서비스를 운영한 경험이 없는 비금융권 회사에 SKC&C가 만든 인터넷전문은행 플랫폼을 빌려주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 사장은 올해 금융위의 예비인가 1차 신청을 통과할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에 SKC&C의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대훈 LGCNS 사장은 지난달 금융과 IT서비스의 융합 플랫폼을 공개했다. 김 사장은 인터넷전문은행에도 쓰일 수 있는 이 융합플랫폼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플랫폼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고 한다.
김 사장은 LGCNS가 인터넷전문은행 플랫폼을 이미 서비스한 경험이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LGCNS는 지난해부터 일본 1위 인터넷전문은행인 SBI스미신넷뱅크에 금융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웹케시, 코아뱅크, 윌비솔루션, 쿠콘 등 4개 회사도 지난달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윤완수 웹케시 공동대표이사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맞아 보인다”며 “중소 시스템통합회사가 빠른 대응력을 기반으로 필요한 기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제공한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환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위는 지난달 ‘금융사 정보처리 위탁규정’을 개정해 금융회사가 외부에 정보를 위탁할 때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하는 의무를 간소화했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이 플랫폼 대여 등으로 전산시스템 구축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되면서 시스템통합회사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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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창규 웹케시 공동 대표(왼쪽부터 첫째), 이경인 코아뱅크 대표(둘째), 염장필 윌비솔루션 대표(셋째), 윤완수 웹케시 공동 대표(넷째), 박성춘 웹케시피트 대표(다섯째), 김존현 쿠콘 대표가 지난달 16일 웹케시 본사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간담회에 참석해 컨소시엄 구성을 약속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
◆ 인터넷전문은행 플랫폼 주도권 다툼
금융위는 올해 9월 진행할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1차 신청에서 1~2곳의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은행법이 개정될 경우 2016년 진행될 2차 신청을 통과하는 기업까지 합치면 5개 안팎의 인터넷전문은행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시스템통합회사 입장에서 수천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최소 자기자본금을 500억 원으로 결정했다. 시중은행의 1천억 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자본금 가운데 최소 300억 원을 기본 전산시스템 구축에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시스템 유지에 매년 쓰이는 비용도 1천억 원대로 추정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스템 구축비용에 판관비까지 포함할 경우 2천억 원 이상의 초기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감안할 때 최소 자본금 외에도 2천억 원 이상을 미리 확보해야 사업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허용했을 때 최소 자본금을 20억 엔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실제 설립에 200억~300억 엔이 출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통합회사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회사들을 상대로 초기부담을 줄여주는 제안을 하면서 주도권을 잡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기열 SKC&C 전략사업부문장은 “비금융권 기업이 SKC&C의 인터넷전문은행 플랫폼을 빌리고 사용료를 낼 경우 본래 필요한 비용의 약 30%를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자원 LGCNS 금융공공혁신부문장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초기자본금 500억 원 가운데 상당 부분이 전산설비시스템 구축과 운영에 쓰일 것”이라며 “금융회사가 IT기업의 인력과 서비스를 활용하면 비용을 아끼고 보안성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