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분기에도 한진해운의 흑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조 회장이 3분기에도 한진해운의 흑자기조를 유지할 지 불확실하다. 유럽노선을 중심으로 업황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
|
|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HMC투자증권은 30일 한진해운이 올해 2분기 매출액 2조1천억 원, 영업이익 590억 원의 경영실적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망치대로라면 한진해운은 5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기록하게 된다.
한진해운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시장전망치인 1천억 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해운업계의 2분기 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 “한진해운이 구조조정 노력 등으로 최악의 상황에서도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기초여건이 개선된 것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통상 2분기부터 해운업계의 성수기가 시작되지만 업계 상황은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상하이해운거래소의 컨테이너운임종합지수(SCFI) 6월 평균치는 1TEU(6m 컨테이너)당 838달러로 추정된다.
지난 1분기 컨테이너운임종합지수는 1천 달러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4월 948달러, 5월 886달러까지 떨어졌다가 6월 다시 800달러 초반까지 내려앉았다. 지난 19일 556.72달러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부문 매출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유럽노선의 운임 하락세는 더욱 심각하다. 6월 상하이해운거래소의 유럽노선 운임지수 평균치는 268달러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1천 달러를 넘나들던 것과 비교하면 70%넘게 떨어진 것이다.
미주지역은 견조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유럽지역보다 나은 상황이다.
유가상승 역시 한진해운의 경영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저유가로 연료비 등에서 원가절감 효과를 봤지만 2분기에도 이 추세가 지속됐을지 불투명하다.
해운업계의 연료비 기준이 되는 380CST지수는 지난 1분기 평균 350달러였지만 2분기의 경우 370∼380달러로 추정된다.
한진해운이 3분기에도 흑자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여전히 유럽노선을 중심으로 운임하락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현실화하면 유럽발 금융위기로 유로존 전체 시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해운수요의 부진으로 운임하락이 더 가속화할 수 있어 유럽노선은 불확실성이 커졌다.
긍정적인 점은 한진해운의 유럽노선 비중이 줄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유럽노선의 수송비중은 28.5%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6%보다 2.1%포인트 감소했다.
조 회장은 미주노선을 확대해 한진해운의 수익성을 확보하려고 한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운임이 폭락한 유럽노선보다 비교적 수익성이 좋은 미주노선에 집중하는 등 탄력적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주노선은 지금도 한진해운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조 회장은 3분기가 해운업계의 최대 성수기인 만큼 한진해운의 운임을 인상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한진해운은 3분기가 시작되는 7월 미주항로와 유럽항로 일부노선의 운임을 인상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