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차량공유업계에 따르면 쏘카가 차량구독서비스 ‘쏘카패스’를 개선해 내놓은 것을 두고 이용자에 대한 편리성보다는 수익성에 치중했다는 말이 나온다.
개편된 쏘카패스는 차종과 대여횟수에 제한 없이 구독자들에게 쏘카차량 대여료를 50% 할인해주는 ‘반값패스’와 퇴근시간대에 차량 대여료를 면제하는 ‘퇴근패스’로 구성돼 있다.
쏘카는 이번 개편에서도 '혁신'을 내세웠다. 구독자의 비용부담을 덜어줘 차량공유 생태계를 한층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쏘카 관계자는 “이번 차량구독서비스 개편은 고객들이 일상적 이동에서 차량공유를 합리적 가격에 상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차량공유 시장 전체를 늘려 차량공유 생태계를 발전시키고 소비자의 이용 경험을 확대하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쏘카의 차량구독서비스 재출시를 두고 혁신보다는 수익성을 올리는데 초점을 두었다는 말이 나온다.
쏘카는 기존 쏘카패스와 동일한 내용인 반값패스의 월구독료를 50% 인상했다. 서비스 내용은 달라지지 않고 구독료만 올린 것이다.
또 쏘카는 이번 차량구독서비스 개편에서 구독기간에 따라 가격을 달리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더 촘촘하게 짜인 가격구간을 도입해 수익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차량공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비스 개편으로 쏘카 구독서비스에 가입하는 회원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쏘카가 도입한 구독경제모델은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쏘카에 따르면 쏘카패스 누적 가입자 수는 개편 전인 7월에 5만 명을 넘었다. 서비스 출시 1년도 안 돼 달성한 수치로 가입자 수 증가속도도 예상보다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쏘카는 이번 쏘카패스 개편을 통해 구독자들을 더 빠르게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쏘카가 이처럼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이유는 적자 탈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쏘카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단 한 번도 영업흑자를 내지 못했다. 쏘카는 2018년 개별기준으로 매출 1594억 원, 영업적자 331억 원을 거뒀다. 2017년보다 매출은 31.6%, 영업적자는 85.9% 늘어났다.
쏘카는 2019년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쏘카는 2018년 10월부터 자회사인 VCNC를 통해 승차공유 플랫폼 타다를 운영하고 있는데 타다의 영업적자가 커 쏘카의 연결 영업적자폭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카카오가 모빌리티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 카카오와 비교해 가입자 수와 자본금 규모에서 군소업체인 쏘카의 시장 환경도 악화하고 있다.
차량공유업계에서는 쏘카가 이렇게 누적되는 적자와 비우호적 시장환경 때문에 차량구독서비스 개편을 통해 수익성을 노린 것으로 본다.
스타트업의 한 관계자는 “이재웅 쏘카 대표는 모빌리티사업을 국내 최초로 시작한 혁신 기업가로 차량공유와 승차공유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라면서도 “쏘카를 통해 국내 혁신 스타트업을 선도하고 있지만 회사 경영자가 수익 개선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