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의 게임유통 플랫폼이 카카오톡 등 계열 서비스에 힘입어 여전히 대형 게임회사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막강했던 영향력이 감소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어 돌파구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
▲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이사(왼쪽)와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이사. |
14일 모바일게임 순위 분석 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넷마블이 8일 출시한 ‘쿵야 캐치마인드’는 양대 앱시장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순위 1위에 올라 있다.
이 게임은 개발과 배급을 모두 넷마블이 맡았는데도 구동하면 카카오게임즈 로고가 가장 먼저 뜬다.
카카오게임즈의 유통 플랫폼인 카카오게임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을 살펴보면 넷마블은 카카오게임즈의 광고상품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국 최대 모바일게임회사인 넷마블에게도 카카오의 유통플랫폼은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게임을 올릴 만한 매력적 선택지인 셈이다.
다만 카카오게임즈가 이런 영향력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카오게임즈의 유통사업을 두고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시선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선데이토즈가 과거 카카오게임을 통해 ‘애니팡’을 출시해 이뤄냈던 ‘신화’는 더이상 재연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에 올라 있는 게임들이 워낙 많아진 데다 카카오톡을 이용한 친구추천 기능도 이제는 피로감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카카오게임 최대 수혜기업으로 볼 수 있는 선데이토즈는 4월에 ‘디즈니팝’을 출시하면서 카카오게임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았다.
현재 쿵야 캐치마인드 이용자들 일부는 카카오톡 친구가 아닌 이용자에게도 프로필 사진이 공개된다는 데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앞으로 나올 각종 게임 실시간 재생 플랫폼들과 게임 구독형 서비스들도 카카오게임즈에 위협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 정보통신기술기업들은 일제히 올해 안으로 게임 실시간재생 플랫폼을 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플랫폼들을 이용하면 이용자는 게임을 따로 내려받지 않아도 구동할 수 있다.
애플은 구독상품에 가입하면 제휴를 맺은 게임을 모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넷플릭스의 사업모델을 게임에 적용하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도 이런 환경 변화를 인식한 듯 유통사업 전략을 손보고 있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이사는 7월 말 페이스북에 “유통사업은 작년에 수수료 800억 원을 거둬들인 사업영역으로 여전히 카카오게임즈에 중요하다”며 “채널링(유통)사업에 큰 변화를 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는 7월부터 게임회사들이 카카오게임 로그인을 사용하지 않아도 광고를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자유도를 높이는 정책을 도입했다. 계약방식도 다변화했다.
진입장벽을 낮춰 더 많은 게임을 유치하겠다는 것이지만 카카오게임즈가 게임회사들에 이처럼 선택지를 넓혀주는 것은 그만큼 플랫폼으로서 영향력이 떨어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