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빙 백설공주 망고식스 등 토종 디저트카페들이 중국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디저트카페들이 마스터프랜차이즈를 통해 매장을 늘리기 전에 중국 현지업체들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스터프랜차이즈란 가맹사업자가 현지업체에게 일정지역의 가맹점 운영권을 판매할 권리를 주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프랜차이즈업체들은 주로 중국이나 동남아로 진출할 때 현지화를 위해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으로 현지기업과 손잡고 있다.
◆ 토종 디저트카페, 중국 가맹점사업 확대
9일 업계에 따르면 빙수전문점 ‘설빙’은 중국 서남지역 식품브랜드 대리권을 소유한 대형 유통업체인 ‘서안명주식품 유한공사’와 마스터프랜차이즈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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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희 설빙 대표는 8일 중국 서안명주식품유한공사 짜오화 대표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
설빙은 이번 제휴를 통해 2020년까지 서남지역에 매장을 60여 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설빙은 지난 2월에도 중국 상하이야빈식품과 업무협약을 맺고 2017년까지 상하이지역에 매장을 150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디저트카페인 ‘백설공주’는 6월 5개 점포를 시작으로 중국 전역에 마스터프랜차이즈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백설공주는 중국에 가맹점을 3천 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망고식스 역시 올해 안에 중국 전 지역에서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100개 이상 매장을 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망고식스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를 시작으로 중국에 진출했다. 그뒤 만주지역을 장악하기 위해 ‘곤오찬인관리 유한공사’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홍탁성 망고식스 해외사업총괄 사장은 “망고식스는 중국진출 1년만에 중국 영토의 과반을 영업지역으로 확보했다”며 “10년 내로 3천여 개 매장을 여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디저트카페들이 너도나도 중국에서 매장을 빠르게 늘리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설빙의 경우만 해도 중국 상하이에서 1호점을 열 당시 매장 앞에 1천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한류열풍과 함께 최근 중국인들 사이에 중국의 먹거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또 중국인들이 차문화에만 익숙해 있다 미숫가루나 오미자, 인절미빙수 등 색다른 간식을 보게 되자 호감을 보이는 점도 작용했다.
◆ 중국 현지업체와 갈등 빚을 가능성
하지만 토종 디저트카페들이 중국에서 계속 성장하려면 신중하게 시장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카페베네의 경우 중국에 진출한 지 3년 동안 무리하게 매장을 확장하다보니 지난해 부채비율이 1400%까지 치솟았다. 2013년 부채비율 664%보다 두 배 이상 뛴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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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 |
카페베네는 2012년 4월 중국 중치투자그룹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그뒤 매장을 2012년 13개, 2013년 123개, 지난해 583개로 급격하게 늘렸다. 카페베네의 중국매장 가운데 가맹점 비중은 95%에 이른다.
더 큰 문제는 카페베네와 중치투자그룹이 가맹점 관리나 직원 임금지불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카페베네가 중국에서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한 데다 지분을 공유한 중치투자그룹과 분쟁을 겪으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결국 중치투자그룹은 최근 일방적으로 중국 가맹점사업 자금공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300여 명의 중국 가맹점주들은 1인당 9천만 원 상당을 이미 계약금으로 지불했으나 6개월이 넘게 매장을 열지 못해 반발하고 있다.
중국 현지사업을 총괄해 온 카페베네 중국법인장 치둥은 사임한 상태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중국사업은 현지 파트너업체와 지분을 절반씩 출자해 시작한 데다 실제 경영은 현지업체가 전담하는 구조”라며 “현지업체가 경영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