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그룹들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부각되면서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이 급등했다.
SK그룹도 시가총액이 크게 올랐다. SK하이닉스가 현대자동차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선 덕분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저유가와 엔화약세 등의 악재 때문에 계열사들의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에 주가 들썩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을 발표한 지난 26일 이후 전체 시가총액이 급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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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그룹 상장사 17개는 28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 합계가 329조3457억 원을 기록했다. 합병이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 22일 329조11억 원에서 약 3천억 원이 늘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크게 뛰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에 상당한 변화가 생기고 있다. 28일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10위 안에 삼성전자, 삼성SDS, 제일모직, 삼성생명 등 모두 4개 계열사가 들어갔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5위를 차지했다.
이들 가운데 삼성SDS는 28일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종가 32만9천 원을 기록했다. 지난 27일보다 9.30%나 뛰었다. 삼성SDS는 이 덕분에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5위까지 뛰어올랐다.
삼성SDS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 11.3%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뒤 삼성SDS와 삼성전자의 합병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28일 기준으로 시가총액을 합치면 35조0454억 원에 이른다. 현재 3위인 현대자동차보다도 전체 총액이 많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26일과 27일 주가가 크게 올랐으나 28일 하락하면서 조정국면에 들어갔다. 하지만 제일모직은 이전의 상승폭 덕분에 아모레퍼시픽을 제치고 시가총액 6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물산도 시가총액 27위까지 올랐다.
김한이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지분이동이 생길 때마다 지주회사 역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가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SK그룹, SK하이닉스 주가 초강세에 시총 껑충 뛰어올라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계열사들의 주가급등에 힘입어 전체 시가총액이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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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 |
SK그룹 주요 상장사 17개는 28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 합계 95조884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보다 시가총액이 4조9967억 원이나 늘었다. 17개 상장사 가운데 14곳의 주가가 지난해 말보다 올랐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28일 종가 기준으로 주가가 4만9650원을 기록했다. 27일보다 2.48%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주가상승에 힘입어 이틀 연속 현대자동차를 따돌리고 코스피 시가총액 2위를 지켰다.
SK하이닉스는 한국신용평가가 최근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A-로 올리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한국신용평가는 SK하이닉스가 내부 현금창출 능력이 뛰어나며 D램시장에서 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도 28일 주가가 소폭 상승해 11만1천 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10조2636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보다 약 30% 늘어났다.
SK케미칼, SK증권, SKC 등 다른 계열사들도 지난해 말과 비교해 주가가 20% 이상 뛰었다.
◆ 현대자동차, 언제까지 주가약세를 보일까
현대자동차그룹 주가는 올해 들어 계속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상장사 11개는 28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 합계 105조895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보다 7조2175억 원이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상장사 11개 가운데 7개가 지난해 말보다 시가총액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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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핵심 계열사인 현대자동차는 28일 종가 기준으로 주가 15만6천 원을 기록했다. 27일보다 0.64% 하락했다. 현대자동차는 27일 SK하이닉스에게 코스피 시가총액 2위를 내준 뒤 이날 격차가 1조7822억 원까지 벌어졌다.
기아자동차도 28일 종가 4만7500원을 나타냈다. 이날 시가총액은 19조2547억 원으로 27일과 차이가 없다. 하지만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시가총액이 2조 원 가까이 줄었다.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도 시가총액이 크게 줄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28일 종가 기준으로 각각 시가총액이 22조483억 원, 9조1500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말보다 시가총액이 9천억 원 이상 줄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말 11조 원에 가까웠던 시가총액이 9조 원대로 내려왔다.
증권 전문가들은 저유가와 엔화약세 현상 등 자동차산업에 악재가 지속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주가 상승동력을 찾기 힘들어졌다고 본다.
이재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표주인 현대자동차의 경우 올해 대규모 증설이 없었고 신흥국의 환율문제로 실적도 감소했다”며 “엔화약세현상이 겹치면서 한동안 주가가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