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시장이 원전을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속도를 낸다.
17일
송철호 시장은 울산시청에서 한국전력공사와 ‘차세대 전력망 확대 및 에너지 신산업 선도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남구 두왕동 울산테크노 일반산업단지에 ‘P2G(Power to Gas)기반 한전 마이크로그리드 실증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마이크로그리드는 기존 광역 전력망과 이어지는 소규모 전력공급시스템을 말한다. 기존 전력망에서 개별 소비자는 전력을 자체적으로 생산해도 자급자족하는 데 그쳤다.
반면 마이크로그리드에서는 소비자가 자체 생산한 전력을 발전소나 다른 소비자에게 송전할 수 있어 전체 전력망의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울산시와 한국전력공사는 여기에 태양광·풍력·수소에너지, 에너지 저장시스템(ESS)을 연계해 P2G기반 마이크로그리드를 개발한다.
P2G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소비한 뒤 남은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는 원리다. 생산된 수소는 전기와 같이 마이크로그리드를 통해 저장소로 이송된다.
송 시장은 P2G기반 마이크로그리드 개발을 통해 태양광·풍력·수소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지역민들에게 분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앞으로 수소차와 전기차 공급 확대에 대응할 수 있는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시는 울산테크노 일반산업단지에 수소연료전지 실증화센터, 수소배관 등 수소 관련 인프라를 풍부하게 구축하고 있다”며 “이처럼 신재생에너지 육성정책 의지가 확고한 점이 반영돼 이번 실증사업 대상지역으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으로 송 시장은 울산을 신재생에너지 중심지로 만드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송 시장은 민간 기업들과 함께 36조 원 규모의 초대형 해상풍력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한편 ‘2030년 세계 최고 수소도시’ 비전을 내놓고 수소산업 육성 10대 사업을 가동하면서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송 시장은 원전을 대체할 에너지 인프라를 조성해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교체의 과도기에 전력난 등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
국내에 건설된 원전 23기 가운데 영구 정지된 고리1호기를 포함한 12기는 2030년 안에 수명 한계를 맞는다. 이 원전들의 발전설비용량을 모두 더하면 9.1기가와트에 이르러 4월 기준 국내 발전설비용량 총합인 120기가와트의 7.5%를 차지한다.
전력 소비가 해마다 늘고 탈원전정책으로 신규 원전의 건설이 불투명해지는 점을 고려하면 수명이 끝나는 원전들의 공백은 결코 작지 않다.
특히 울산시는 2017년 기준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7번째로 전력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 원전을 대신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절실하다.
정부도 최근 울산과 부산, 경주에 원전해체연구소를 설치하면서 탈원전정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여 신재생에너지를 향한 송 시장의 발걸음이 더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