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당 대표로 복귀한 뒤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4·29재보선에서 전패했다. 문 대표의 지도력에도 금이 갔다. 당 안팎에서 문 대표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일각에서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문 대표는 “시련을 약으로 삼아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위기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보였다.

문재인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보선 패배에 대해 “국민의 분노하는 민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누구를 탓할 것 없이 저희의 부덕함을 성찰하고 절체절명의 각오로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는 저희 부덕함에 대한 유권자들의 질책일 뿐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에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당이 패배한 것일 뿐 국민이 패배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선거결과에 굴하지 않고 국민과 함께 할 것”이라며 “더 강하고 더 유능한 정당으로 나가면서 국민의 삶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선거패배에도 불법정치자금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등에 대해 더욱 강경하게 맞설 뜻을 보였다.

하지만 문 대표가 당장 당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 끌고 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사정은 좋지 않다.

특히 문 대표가 2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당선된 뒤 잠잠했던 새정치민주연합 내 계파갈등이 수면 위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친노세력이 아닌 비노·호남계열 의원들 사이에서 문 대표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이들은 지난해 7·30 재보선 때 지도부가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는데 이번에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넘어가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관계자는 “네 곳 중 한 곳도 이기지 못한 것은 지도부의 선거전략이 실패했다는 뜻”이라며 “이런데 내년 총선을 맡길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는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정동영 후보와 광주 서을에 출마한 천정배 후보의 탈당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집중적으로 비판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서울 관악을 새누리당에 내줬을 뿐 아니라 광주 서을에서 천정배 후보가 당선되며 호남 신당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표가 이들을 끌어안지 못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계파갈등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천정배 당선자는 “공천만 잘했어도 새정치민주연합이 이겼을 것”이라며 당내 기득권자를 공천한 문 대표와 당지도부를 비판했다. 천 당선자는 “내년까지 광주에서 새로운 세력을 만들어 새정치민주연합과 경쟁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문 대표가 당장 물러나거나 새정치민주연합 분열이 가시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데다 이번 재보선에서 야당 텃밭이었던 서울 관악을을 새누리당에 내주면서 내부분열은 필패라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문 대표가 여전히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에서 여전히 큰 차이로 1위를 지키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리얼미터 4월 4주차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문 대표는 26.7%로 2위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13.5%로 크게 따돌리며 16주 연속 선두를 질주했다.

문 대표는 이날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했다. 안 전 대표는 문 대표에게 당내갈등을 봉합하고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다음달 원내대표 경선을 치르는 대신 합의추대하는 방법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