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가 직접 제작하는 첫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가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이번 대회는 박준규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대표이사가 1월에 취임한 뒤 처음으로 진행되는 대회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24일 라이엇게임즈에 따르면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정규리그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으며 4월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한다.
박 대표는 대표를 맡기 전까지 라이엇게임즈에서 퍼블리싱조직을 총괄했다. 라이엇게임즈가 대회를 직접 제작하게 되면서 리그오브레전드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과거보다 다양한 방송콘텐츠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박 대표에게 라이엇게임즈의 이번 대회 운영은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대회가 시작된 뒤 방송 안정화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등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민호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 방송총괄은 대회 시작 전인 1월11일 “라이엇게임즈가 주도하는 대회가 처음 출범한 만큼 미숙한 점이 많겠지만 이를 최대한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 방송총괄의 말대로 라이엇게임즈는 실제로 대회 초반에 진행에서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
첫 경기 때는 방송이 일부 중단됐으며 관전 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겨 실제 경기와 다른 화면이 송출되기도 했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관전 버그는 방송이 아닌 게임 개발의 문제”라며 “게임을 보완해 지금은 초반보다 많이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인터뷰 수준이 낮다는 비판도 받았다.
라이엇게임즈는 김민아 아나운서를 기용해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김 아나운서는 종종 선수 이름을 헷갈리거나 리그오브레전드 캐릭터인 챔피언을 둔 이해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김 아나운서도 해명했듯이 욕심이 앞서는 바람에 대회 초반 인터뷰가 원활하지 않았다”며 “김 아나운서가 실제로 리그오브레전드를 즐기는 이용자인 만큼 차츰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라이엇게임즈가 대회를 직접 진행하면서 경기 관전을 위한 표 가격이 크게 뛴 점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기존에 OGN과 스포티비가 운영할 때는 표 가격이 5천 원을 넘지 않았다. 반면 지금은 주중 9천 원, 주말 1만1천 원으로 2배 정도 올랐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가격이 너무 낮다보니 표를 사놓고 경기를 보러 오지 않아 빈 자리가 다수 생기는 불상사가 발생했다”며 “실제로 경기를 보려는 소비자에게 표가 돌아가도록 가격을 합리적 수준으로 올렸다”고 말했다.
▲ 라이엇게임즈의 LCK 부대 프로그램 '전지적프로시점' 장면. <'LCK' 유튜브 채널 갈무리> |
‘오프더레코드’ 등 기존 부대 프로그램이 없어져 재미가 반감됐다고 바라보는 시청자도 있었다.
오프더레코드는 OGN에서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를 방영하던 당시의 부대 프로그램으로 경기 중에 화면을 통해 보여줄 수 없었던 선수들의 모습을 나중에 짧게 편집해 내보냈다.
다만 라이엇게임즈도 시청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같은 형식의 ‘전지적 프로 시점’을 최근 제작하기 시작했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대회 초반에는 안정적 운영에 집중했다”며 “이제 어느 정도 안정화된 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엇게임즈가 경기 운영에 미숙함을 보이며 시청자들에게 비판받기도 했지만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점도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2018년 9월 종로 그랑서울에 1천억 원 정도를 들여 리그오브레전드 전용공간인 ‘롤파크’를 개장했는데 이 경기장은 대회 몰입감을 높이는 것으로 관객들에게 인정받는다.
롤파크는 선수와 관객의 거리가 5미터 정도로 가까워 선수들의 표정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으며 방음부스를 제거해 관중석에서 선수들 사이에 주고받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실시간 채팅창을 주시해 대회 관객과 시청자의 요구사항을 빠르게 적용한다는 점도 칭찬받는다.
한 관람객은 “조명이 시야를 방해한다고 알렸더니 바로 반영돼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지식재산권을 직접 보유한 만큼 방송사에서는 보여주지 못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전문성 높은 방송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