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는 그 뒤 1500억 원대의 자사주를 팔아 네이버 주식 지분율을 3%대로 낮추고 2018년 3월에는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19년 만에 네이버 경영에서 손을 떼고 네이버의 미래를 위한 글로벌 전략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을 내놓았다.
현재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는 네이버 이사회에 소속해 있지 않지 않아 주주총회 참석 의무도 없다.
하지만 네이버 노조는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여전히 네이버 경영의 모든 권한을 지니고 있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의 한 직원은 “현재 맡고 있는 프로젝트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의 승인을 받고 진행하고 있다”며 “사업의 방향성과 프로젝트의 진행 여부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관여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2018년 5월 총수가 있는 49개 대기업의 경영실태 조사 뒤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의 동일인 지위를 유지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글로벌투자책임자라는 직책이 네이버에 여전히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 글로벌투자책임자를 대기업 네이버의 총수로 본 것이다.
네이버가 해외시장 진출에 힘을 쏟고 있는 기술기업인 만큼 글로벌투자책임자 직책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는 2018년 기준으로 네이버 전체 매출의 37.4%를 차지하는 자회사 라인의 회장이기도 하다.
네이버 노조에는 네이버 본사 외에 네이버쇼핑의 고객센터 등 업무를 담당하는 손자회사 컴파트너스와 클라우드 전문 자회사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이 참여하고 있다.
2019년 3월 기준으로 2천여 명의 조합원이 가입했고 이 가운데 본사 직원이 1200여 명이다. 전체 직원의 25~30% 정도가 가입한 셈이다.
네이버 노조는 15차례에 걸친 회사 측과 교섭이 결렬된 뒤 2월20일과 3월6일 두 차례에 걸쳐 네이버 본사 1층 로비에서 피켓 등을 들고 쟁의행위를 벌였다.
20일에는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산하에 있는 넥슨과 같은 게임기업, 정보통신(IT)기업과 연대투쟁에 나선다.
네이버는 22일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네이버 직원들에게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안건과 일부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을 상정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