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는 조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를 연임해 경영에 계속 참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바라본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은 스스로가 항공·운송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라는 자부심을 지니고 있어 경영권을 쉽게 내려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 회장이 45년 동안 항공·운송업계에서 쌓아온 네트워크가 대한항공의 사업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역시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1974년 12월 대한항공에 입사해 항공과 운송사업에만 45년 동안 집중해온 ‘항공 전문가’로 알려졌다.
정비, 자재, 기획, IT, 영업 등 항공업무에 필요한 부서를 두루 거쳐 실무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항공 이사회 역시 이날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안건을 대한항공 주주총회 의제로 올리기로 의결하면서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 조기 정착,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의 성공적 개최 등 대한항공의 중요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항공 전문가인 조양호 회장의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의 이번 결정이 3월 말 열리는 한진칼, 대한항공 주주총회를 앞두고 표심을 잡기 위한 ‘보여주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이 대한항공 주주총회의 가장 주요한 쟁점인 상황에서 조 회장이 대한항공, 한진칼 등 핵심 계열사의 임원직은 내려놓지 않은 채 나머지 계열사 임원 겸직을 축소하는 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에서 2018년 상반기에 약 58억 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과 한진칼, 한진의 세 곳에서 받은 보수는 약 44억 원으로 전체의 4분의 3을 넘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등 대한항공 직원들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앞에서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을 막기 위한 주주활동에 나서겠다고 계속 압박하고 있다.
조 회장의 이런 결정이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일 상대인 KCGI와 국민연금을 자극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KCGI는 이미 한진그룹의 경영 쇄신을 요구하며 조 회장과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한진칼 주주제안권을 둘러싸고 법정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1월24일 열린 회의에서 조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