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부사장이 역량을 입증해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스마트팜사업을 직접 이끌며 과감한 투자 등으로 판을 키울 수 있는 셈이다.
스마트팜은 농업에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기술을 접목해 최적의 생육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농장을 뜻한다.
스마트팜은 에너지신산업, 스마트공장, 드론, 미래차 등과 함께 정부의 8대 혁신성장 사업 가운데 하나로 선정돼 정부의 지원 속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2년까지 농업인과 기업, 정부가 협업하는 대규모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전국에 4곳을 구축해 스마트팜 육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1개소 당 20만㎡ 규모로 조성되며 4개소를 구축하는 데 모두 1조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팜은 현재 이동통신3사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진출해 있지만 건설사에게는 낯선 영역으로 평가된다. 허 부사장이 스마트팜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GS건설이 시장을 이끄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허 부사장이 스마트팜사업에서 성과를 낸다면 국내 건설사의 주요 수주시장인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오른쪽)이 2월2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모하메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왕세자의 정상회담 이후 스마트팜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월27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왕세제와 진행한 정상회담에서 양국 장관을 통해 스마트팜 분야의 기술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를 맺었다.
문 대통령은 1월 타밈 빈 하마드 알 싸니 카타르 국왕과 진행한 정상회담에서도 스마트팜 협력 안건을 주요 의제로 다루고 양국 장관을 통해 스마트팜 기술 이전 및 연구개발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중동은 적은 강수량과 높은 기온, 사막이 많은 특성상 농업 생산성이 낮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스마트팜을 통해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선진 기술을 지닌 한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동은 국내 건설사들의 주요 해외 수주시장인 만큼 GS건설이 스마트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면 플랜트 등 기존 사업의 협력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신사업추진실은 현재 모듈러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앞으로 스마트팜사업에 참여할지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