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이사가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모바일게임을 강화할 기회를 잡게 될 수도 있다.
넥슨은 삼성전자의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계기로 게임부문에서 손을 잡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21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폴드’와 관련해 “접는 스마트폰용 게임을 둔 논의가 내부와 외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언팩행사’에서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백년전쟁’, 펍지의 ‘배틀그라운드’와 함께 넥슨이 배급을 맡은 새 게임 ‘트라하’의 이미지를 노출했다. 게임과 관련한 언급은 따로 없었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넥슨의 모바일게임부문을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넥슨은 국내 1위 게임사지만 모바일부문은 비교적 약세라는 평가를 받는다.
넥슨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5296억 원을 내며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그러나 전체 매출에서 모바일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에 그쳤다.
21일 모바일 게임 순위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넥슨 게임 가운데 ‘피파온라인4M’이 유일하게 매출 기준 10위권 안에 들었다.
PC방게임 10위권에는 ‘피라온라인4’와 ‘서든어택’,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5종이 올라있는 점과 대비된다.
넥슨은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모바일 흥행작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넥슨은 2018년 1월 야심작 ‘야생의 땅: 듀랑고’를 출시했다. 개발에 5년이 넘는 시간과 200억 원 이상을 들였다.
듀랑고는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운영 등에 미흡함을 보이며 인기가 금세 사그라들었다. 현재는 모바일게임 순위 100위 안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새 게임 ‘트라하’를 준비하고 있다.
넥슨은 4월18일 트라하 정식 출시에 앞서 2월14일부터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사전예약자를 하루 만에 50만 명, 이틀 만에 100만 명 이상 모집하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가 삼성전자와 손잡고 접는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게임을 발빠르게 내놓는다면 넥슨은 모바일과 PC온라인게임부문 사이의 불균형을 해결하며 국내 1위 게임사 자리를 더욱 굳건하게 지키게 될 수 있다.
과거 넷마블은 ‘모두의마블’,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선데이토즈는 ‘애니팡’ 등으로 스마트폰 중심의 게임환경에 빠르게 대응해 급속하게 성장했다.
‘갤럭시S10+’와 ‘덱스’를 활용한 게임 개발을 두고 논의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10+는 7나노미터 공정 프로세서에 12기가바이트 램을 탑재해 컴퓨터에 버금가는 성능을 내면서도 발열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덱스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PC와 함께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기다.
넥슨이 PC온라인게임 강자라는 점과 삼성전자의 고사양 하드웨어가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충분하다.
넥슨 관계자는 “접는 스마트폰용 게임과 관련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게임과 협업방식 등 구체적 사항은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