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LF에 따르면 자회사인 구르메F&B코리아가 2월부터 미국 인기 텀블러 브랜드인 ‘하이드로 플라스크’를 LF 패션 브랜드 매장에 ‘숍앤숍’ 형태로 입점해 판매한다. 숍앤숍은 매장 안에 매장을 설치하는 것을 말한다.
LF가 앞으로 패션 브랜드인 질스튜어트스포츠와 헤지스키즈, 닥스키즈의 백화점과 쇼핑몰 매장에서 하이드로 플라스크 제품을 판매한다는 것이다.
하이드로 플라스크는 LF 매장을 사용하면서 별도의 임대료를 들이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을 확보할 수 있다. 또 패션 브랜드는 하이드로 플라스크 제품을 찾는 고객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
LF는 2018년 3분기 기준으로 패션 매출의 비중이 전체 매출에 80%대로 추산된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과거 90%에 육박하던 데이 비해 상대적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국내 패션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인구도 감소하고 있어 패션사업 전망도 밝지 않다.
구 회장은 LF의 자금줄이자 중심인 패션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사업 다각화에 힘쓰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새 사업과 패션 브랜드 사이 시너지를 통해 전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LF가 2018년 처음으로 진출한 화장품사업이 대표적이다. LF는 남성 화장품 제품에 이름을 LF 대표 패션 브랜드인 ‘헤지스’를 따 ‘헤지스 맨 룰 429’를 출시했다.
구 회장은 앞으로 헤지스 맨 룰 429를 빠르게 키워 해외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 LF가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헤지스 맨 룰 429를 설계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LF는 헤지스 맨 룰 429 홍보모델로 해외 톱모델로 꼽히는 럭키 블루 스미스를 기용하고 화장품 향을 위해 조말론 수석 조향사에게 자문을 받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구 회장은 패션보다는 화장품처럼 생활용품 등이 해외 진출에서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종마다 평균 체형이 달라 해외에 패션 브랜드가 직접 진출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해외 브랜드 의류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회사 관계자는 “해외 현지 브랜드가 보낸 디자인대로 샘플을 뽑으면 어색해 보이는 옷이 많다”며 “하지만 현지 모델이 입고 사진을 찍은 모습을 보면 잘 어울려 인종마다 체형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해외 진출이 쉬운 화장품을 통해 해외에서 인지도를 높인 뒤 패션 브랜드는 라이선스를 수출하는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LF도 중국에 진출할 때 현지 회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진출했다.
헤지스 맨 인 룰 429가 국내에서 빠르게 자리 잡고 있어 구 회장의 전략이 성과를 낼 수도 있다. 헤지스 맨 인 룰 429는 2018년 12월 론칭한 지 3개월 만에 헬스앤뷰티숍(H&B)인 올리브영에서 ‘완판’ 기록을 세워 국내 남성 화장품시장에서는 성공적으로 출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LF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사업도 초기단계”라면서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외로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