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초과 수하물 요금 등 부가 매출을 강화해 수익성을 방어하는 효과를 톡톡히 봤다.
12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영업환경의 악화로 항공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가 매출을 통해 안정적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
제주항공은 2018년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결기준 매출 1조 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 매출을 냈는데도 영업이익은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비 부담 증가, 몸집 불리기 경쟁, 특가 경쟁 등 영업환경이 매우 좋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제주항공이 경쟁사보다 수익성 악화를 잘 방어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주항공은 2018년 4분기 기준 18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냈는데 12일까지 2018년 4분기 잠정영업실적을 발표한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영업흑자를 낸 저비용항공사는 제주항공이 유일하다.
제주항공은 수익성 악화를 방어할 수 있었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부가 매출의 성장을 꼽고 있다.
2018년 제주항공의 부가매출 영업이익은 2017년보다 23.6% 늘어났다. 부가매출 객단가(전체 부가매출을 승객 수로 나눈 값) 역시 2017년 7534원에서 2018년 8235원으로 9.3%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의 연결기준 2018년 전체 영업이익은 0.1% 감소했다.
부가 매출 영업이익 규모 역시 작지 않다. 제주항공은 2018년에 부가매출 영업이익 834억 원을 냈다. 제주항공의 2018년 연결기준 전체 영업이익 1012억 원의 82.4%에 이르는 수준이다.
제주항공 전체 매출에서 부가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4년 4.9%에 불과했던 부가 매출 비중은 2018년 7.9%까지 높아졌다.
부가 매출은 항공운송사업에서 발생하는 매출 가운데 항공권 판매 매출을 제외한 초과 수하물, 기내 음식물 판매, 좌석 선택, 기내 면세품 판매 등으로 발생하는 매출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항공회사의 수익성은 국제유가, 환율 등 외부 환경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불안정하다는 특성이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는 최근 경쟁 심화로 특가 이벤트 등을 펼치느라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부가 매출의 수익성은 항공권 판매 수익보다 상대적으로 외부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데다가 영업이익률 역시 평균 80%를 넘나든다.
제주항공은 국내 저비용항공시장에서 부가매출을 올릴 수 있는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해왔다.
제주항공은 2013년 국내 항공사 최초로 국제선 기내식을 전면 유료화했다. 이후 사전 좌석 지정제, 특가 항공권 위탁수하물 등 기존에 무료로 제공되던 서비스들을 차례대로 요금을 받기 시작했다. 제주항공은 공항 카운터나 예약센터를 통한 항공권 발권에 수수료를 받고 있기도 하다.
제주항공은 단순한 서비스 유료화를 넘어 이런 서비스들을 하나의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2018년 12월 승객들이 선호하는 유료 부가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할인해주는 ‘번들 서비스’를 도입했다. 올해 1월에는 무안공항 기점 노선을 마지막으로 기내식 사전 주문 서비스를 국제선 모든 노선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해외 대형 저비용항공사들은 부가 매출을 통해 항공권 판매 수익을 넘어서는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제주항공 역시 부가 매출을 가장 중요한 저비용항공사의 수익모델 가운데 하나로 보고 이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2594억 원, 영업이익 1012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12일 공시했다. 2017년보다 매출은 26.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0.1%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