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샘에 따르면 리모델링 패키지 전문 브랜드인 ‘한샘리하우스’가 실적 개선의 구원투수로 꼽힌다.
한샘리하우스는 일반고객에게 리모델링 서비스를 제공할 때 특정 인테리어 콘셉트에 맞춰 마루, 바닥 등 건자재는 물론 가구와 생활용품까지 모두 제공한다. 최 회장이 신사업으로 공들이고 있는 분야다.
한샘의 리모델링 패키지사업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 직전 분기보다 50%가량 성장했다.
증권가에서는 한샘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지만 4분기 실적만큼은 시장 기대치를 웃돈 것은 리모델링 패키지를 내세우는 한샘리하우스의 약진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샘리하우스의 리모델링 패키지 판매는 2018년 3분기 월 평균 170세트에서 4분기 300세트로 증가했다. 2019년 1월에도 400세트가량 판매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샘은 연말까지 한샘리하우스 대리점을 현재 82개에서 200개로 늘리고 패키지 판매는 월 1천 세트를 달성하겠다는 내부적 목표를 세웠다.
한샘은 2018년 매출이 1조9284억 원으로 전년보다 6.5% 줄어들며 2017년 가구업계 최초로 달성했던 매출 2조 원을 유지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83억 원으로 전년보다 58.5%나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맞물려 2017년 하반기~2018년 상반기까지 이어졌던 사내 성폭행 사건의 여파로 불매운동이 벌어졌기 때문으로 증권업계에선 분석했다.
한샘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 부진은 B2B(기업 사이 거래)보다는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의 부진에 있다”면서도 "지난해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 침체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택 매매량이 줄어 입주 리모델링 수요나 가구 판매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기업 이미지 실추와 부동산시장 침체라는 난관이 한샘의 실적 개선을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최 회장은 회사 내·외부의 악재에 대응할 돌파구를 리모델링 패키지사업 한샘리하우스에서 찾았다.
소득 증가, 가치관 변화 등으로 주거공간을 향한 소비자 관심이 이전보다 높아지는 점에 주목했다.
최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세계에 없는 비즈니스 모델인 리모델링 패키지사업을 완성한다면 어느 업체도 따라오지 못하는 굳건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와 리모델링시장은 2017년 28조4천억 원에서 2020년 41조5천억 원으로 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성장성이 있는 만큼 업계의 관심도 리모델링 분야로 쏠리고 있지만 ‘건자재-가구-생활용품’으로 이어지는 토탈 인테리어를 제공하는 기업은 국내에서 아직까지 한샘이 유일한 것으로 평가된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샘리하우스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019년에도 대리점을 중심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한샘리하우스사업 호조에도 한샘이 올해 매출 2조 원의 벽을 다시 넘기는 힘들다는 전망도 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샘리하우스가 잘 되긴 하겠지만 한샘 자체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정도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봤다.
최 회장은 1994년 대표이사 취임 당시 1천억 원이었던 한샘의 매출을 2017년 2조 원으로 끌어올렸다. ‘위기를 기회로’라는 지론처럼 올해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품을 만한 대목이다.
최 회장은 1949년 생으로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한샘에 경력직으로 입사해 15년 뒤 1994년 한샘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후 25년 동안 한샘을 이끌며 샐러리맨의 신화, 국내 최장수 전문경영인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2018년 3월 연임을 확정해 2021년까지 한샘의 대표이사를 맡는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