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브릿지증권이 노동조합과 '상상인'의 의지에 힘입어 마침내 새 주인을 만나게 될까.
28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금융감독원이 상상인을 두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컴퓨터시스템 회사 상상인은 골든브릿지증권을 인수하기 위해 지난해 5월 금감원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지만 금융당국은 그동안 여러 차례 심사를 중단해 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상상인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재개했지만 자회사인 상상인저축은행의 주식 대량보유 보고의무 위반이 포착되면서 1월15일부터 심사를 다시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상인은 최근 금감원이 지적했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인은 지난해 2월 자회사인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등과 함께 골든브릿지증권 인수에 나섰다. 상상인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 과정에서 제외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상상인은 지난해부터 골든브릿지증권을 인수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될 때마다 골든브릿지증권 인수 의지를 나타내며 상당한 애착을 보이기도 했다.
상상인은 2012년 세종저축은행, 2016년 공평저축은행을 잇따라 인수하며 금융업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골든브릿지증권 인수를 통해 저축은행의 주식연계대출 및 주식담보대출사업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보인다.
골든브릿지증권 노동조합이 적극적으로 금감원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는 점도 골든브릿지증권 매각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사무금융노동조합 골든브릿지증권지부는 21일부터 매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금감원의 대주주 적격성 늦장 심사를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노조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들며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원칙적으로 60일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심사 과정에서 흠결이나 보완할 사항이 있어 중단된 기간은 포함하지 않지만 약 8개월 동안이나 심사가 미뤄진 것은 드문 사례로 꼽히는 만큼 금감원이 하루 빨리 심사를 재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상상인에 심사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점과 관련해 소명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상인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결격된 사유와 관련해 충분히 소명을 한다고 하면 다시 논의를 이어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최근 골든브릿지증권 노동조합과 면담하고 이런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골든브릿지증권은 매각을 공식화한 2014년 이후 5년째 매각 시도가 번번이 무산되면서 수년째 적자를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