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이 여러 회사의 보험상품을 한 영업점에서 모두 취급하는 독립보험대리점을 자회사로 설립하려 한다.
삼성생명은 전속 보험설계사만 3만 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생명보험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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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
삼성생명이 자회사를 통해 다른 보험회사들의 상품까지 팔 경우 생명보험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4월중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형 독립보험대리점(GA) 설립 안건을 상정한다.
독립보험대리점은 백화점처럼 같은 영업공간에서 다양한 기업의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상품을 함께 파는 곳을 가리킨다.
삼성생명은 자회사형 독립보험대리점 설립에 자본금 400억 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 영업지사를 총 10개 만들고 소속 보험설계사도 500명으로 시작해 점차 늘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자회사형 독립보험대리점 설립은 보험영업채널을 늘리는 방안 가운데 하나로 검토되고 있는 방안”이라며 “올해 안에 금융위원회에 자회사 설립을 신고할 가능성이 높으나 영업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기준금리 인하로 역마진 우려가 더욱 커지자 보험 판매채널을 늘려 수익성을 보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보험회사의 역마진은 보험상품 원금에 이자가 더해지는 비율보다 보유자산을 운용해 얻는 이익률이 낮은 것을 가리킨다. 역마진이 지속될 경우 투자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해 전체 순이익을 깎아먹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보험준비금이 166조 원으로 이자가 더해져 소비자에게 지급되는 비율이 5.23%였다. 162조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해 얻은 이익률은 4.43%였다.
독립보험대리점이 전체 보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독립보험대리점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생명보험상품 전체 판매실적 중 7.4%를 차지했다. 손해보험상품은 46.6%를 기록해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한화생명은 지난 1월 자회사형 독립보험대리점 ‘한화금융에셋’을 설립해 시장에 진입했다. 자본금 규모는 30억 원으로 보험설계사 360명이 배치됐다.
미래에셋생명과 라이나생명도 지난해 미래에셋금융서비스와 라이나금융서비스를 각각 세웠다.
현재 독립보험대리점의 생명보험시장 점유율은 약 16%로 추정된다. 삼성생명이 합류할 경우 독립보험대리점이 전체 생명보험상품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자회사형 독립보험대리점에서 단기간에 이익을 내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온다. 라이나금융서비스의 경우 2013년 10월 출범해 지난해 상반기에 2억2천만 원 규모의 신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아직 적자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형 생명보험회사도 자회사형 독립보험대리점을 새로 설립할 경우 초기비용을 많이 들일 수밖에 없다”며 “설립 뒤 몇 년이 지난 뒤에야 눈에 띄는 이익이 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