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길선 현대중공업 총괄회장이 현대중공업 정기주총에서 현대중공업 경영을 놓고 노동조합의 공세에 단단히 시달렸다.
노조는 주주 자격으로 주총에 참석해 현대중공업의 일감몰아주기, 인력감축, 정몽준 측근의 배치 등등을 따졌다.
|
|
|
▲ 최길선 현대중공업 총괄회장 |
권오갑 사장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비상경영이 노조와 갈등 때문에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줬다.
현대중공업은 27일 주주총회를 열었다. 주총에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 등이 모두 참석했다.
현대중공업은 주총에서 가삼현 현대중공업그룹 선박영업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또 유국현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유 이사는 감사위원회 위원도 맡는다.
최길선 회장은 “지난해 대내외의 어려움이 겹치면서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되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세계경기 침체와 유가하락, 경쟁심화 등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지난 40년 동안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해 온 저력을 바탕으로 모든 임직원이 하나가 되어 경쟁력을 회복하고 재도약하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매출 24조3259억 원, 수주 229억5천만 달러를 목표로 제시했다. 목표 매출은 지난해 매출보다 1조 원 줄었고 목표 수주액은 지난해 달성한 수주액보다 15% 많은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주주 자격으로 주총에 참석해 발언권을 얻어 모두 11개 항목의 질문을 던졌다.
노조는 먼저 “회사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는데 계열사들은 내부거래를 통해서 실적이 오르는 것이 올바른 경영이냐”고 따졌다. 노조는 대표적 사례로 현대BS&C를 들었다.
현대BS&C는 시스템 통합과 정보통신기술 아웃소싱 등 현대중공업그룹의 네트워크시스템 관리와 보안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09년 282억 원에서 2013년 1624억 원으로 5배가 넘게 늘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억 원에서 32억 원으로 16배 증가했다. 현대BS&C는 정몽준 전 의원의 조카 정대선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
|
|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
현대중공업 노조는 또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의 측근이 경영진에 배치되는 데도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는 “권오갑 사장과 가삼현 사내이사 등 최대주주의 측근들을 경영진에 배치하는 것도 올바른 경영이 아니다”라며 “최대주주의 장님인 정기선 상무도 1년 만에 초고속 승진한 것도 정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사내이사에 선임된 가삼현 부사장의 경우 대한축구협회에 파견됐다가 현대중공업 선박영업부 상무로 복귀한 뒤 지난해 10월 선박영업조직 대표가 됐다.
노조는 “회사가 어려우면 노동자의 의견을 구하고 위기를 해결해야 하는데 협의도 하지 않고 과장급 이상 일반직과 여성 노동자들을 명예퇴직, 희망퇴직이라는 정리해고 프로그램으로 일터에서 쫓아냈다”며 “이렇게 하면 어떻게 노동자들이 회사에 애정을 가지고 근무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