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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이재현, 미국에서 '월드 베스트 CJ' 승부 낸다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9-01-03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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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는 계속 되어야 한다(The show must go on)’. 퀸의 노래 제목으로 더 유명하지만 영어숙어로  어떤 시련과 좌절, 난관이 있더라도 이를 넘어서 앞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2019년은 문재인 정부가 집권 3년차를 맞는다. ‘함께 잘 사는’ 공정경제와 소득주도성장을 기치로 내놓은 경제정책이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어야 하는 해다.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환경 속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긴장감도 어느 때보다 크다. 주요 기업이 마주한 새해 현안을 키워드를 중심으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1]공정경제와 혁신성장
 [2]3~4세 경영, 세대교체
 [3]성장, 사업재편
 [4]상생과 투명경영
 [5]경쟁, 지배구조
 
[신년기획]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826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현</a>, 미국에서 '월드 베스트 CJ' 승부 낸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미국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돌아왔다.

이 회장은 2018년 미국에서 식품회사와 물류회사를 잇따라 인수하며 CJ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을 보여줬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이 CJ그룹 목표로 내건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CJ그룹의 2019년 미국 사업 성공 여부가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재현, 미국에서 CJ그룹 도약 구상

3일 CJ그룹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12월13일 글로벌 경영전략회의 이후 그룹 주요 경영진들을 국내로 돌려보냈고 이후 미국에 남아 비공개 일정을 소화하고 귀국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연말에 국내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박근희 부회장, 김홍기 CJ 대표,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 허민회 CJENM 대표 등 그룹 주요 경영진 50여 명을 모두 데리고 미국으로 떠나 현지에서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이 회장이 해외에서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연 것은 2012년 베트남과 중국에 이어 6년 만이다

이 회장은 경영진들에게 앞으로 1~2년이 CJ그룹이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신년기획]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826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현</a>, 미국에서 '월드 베스트 CJ' 승부 낸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 회장은 “내년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중요한 시기이기에 절박함으로 특단의 사업구조 혁신 및 실행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회의 이후 경영진들을 국내로 돌려보내 경영을 맡기고 미국에 남았다. 그는 미국에서 CJ그룹을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구상을 마무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 2018년에 CJ그룹 설립 이후 가장 거침없는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인수합병의 주 무대는 미국이었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8월 미국 냉동식품 전문업체인 카히키를 수백 억 원에 인수하고 2018년 11월에는 미국 냉동식품업체 쉬완스컴퍼니를 2조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미국 냉동식품업체 인수에만 2조 원 넘게 투자한 것이다. CJ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다.

CJ대한통운 역시 2018년 6월 미국 물류업체 DSC로지스틱스를 2300억 원에 인수했다.

이재현 회장의 ‘미국 베팅’을 놓고 CJ그룹이 2017년부터 미국 프로골프대회(PGA)인 ‘더CJ컵 나인브릿지’를 10년 동안 후원하며 3천억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결정이 시발점이었다는 말도 나온다.

CJ그룹이 미국 프로골프대회 후원에 3천억 원을 넘게 투입하기로 한 것은 이 회장이 CJ그룹의 미래 역량을 미국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굳혔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이 회장이 올해 미국에서 추가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CJENM이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에 이어 미국에서 대규모 인수합병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업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7월 CJ오쇼핑과 CJE&M을 합병해 CJENM이 출범했다. 이를 놓고 글로벌시장에서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한 ‘덩치 키우기’라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실제로 CJENM은 지난해 동유럽 홈쇼핑회사 모데르나 인수를 추진했으나 최종 단계에서 불발됐다.

CJ그룹 관계자는 “CJ그룹은 인수합병에 항상 열린 태도를 지니고 있다”며 “2019년에도 추가 인수합병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현, 왜 미국에서 ‘승부’걸까

CJ그룹의 미국 집중투자를 놓고 이재현 회장이 선진국으로서 정치 경제적 리스크가 신흥국보다 적고 국민소득과 의식수준이 높고 다문화와 음식, 콘텐츠 등에 훨씬 개방적이라는 부분에 주목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 회장은 그동안 CJ그룹을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끊임없이 강조해왔다.

CJ그룹은 이 회장의 뜻에 따라 2000년 대 이후로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류 문화와 한류음식 사업 확대를 추진해왔다.

CJ푸드빌이 한류음식을, CJCGV가 한류문화를 전파하는 선봉장에 섰다.

그러나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신흥국들은 경제 성장률이 높지만 CJ그룹이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현지에 안착하기에는 경제 구조가 불안했고 소비, 문화, 개방성 등도 ‘글로벌 스탠다드’와 거리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CJ그룹의 ‘한류사업’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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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왼쪽)과 허민회 CJENM 대표.

CJ푸드빌의 해외사업 적자 규모는 2015년 203억 원, 2016년 153억 원, 2017년 267억 원에 이른다. CJ푸드빌은 국내외에서 점포를 빠르게 정리하고 있다.

CJCGV 역시 중국, 베트남, 미얀아, 인도네시아, 터키 등으로 진출했지만 터키와 베트남에서 예상치 못한 실적 부진을 겪으며 재무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CJCGV 터키 법인은 리라화 가치 급감으로 지난해 3분기 매출 212억 원, 영업손실 68억 원을 보였다.

여기에 베트남 법인마저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이 때문에 CJCGV는 지난해 3분기로 예정됐던 베트남 법인의 국내 상장을 포기했다.

CJCGV는 3분기 연결기준으로 4730억 원, 영업이익이 327억 원을 냈지만 해외법인 손실로 23억 원의 순손실을 봤다. 지난해 3분기까지 CJCGV 누적 순손실만 193억 원에 이른다.

CJCGV는 자금사정이 악화되자 12월 지방에 있는 CGV극장들을 2100억 원에 매각했다. 지난해 11월에는 1500억 원의 영구채도 발행하며 급한 불을 꺼야 했다.

반면 신흥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CJ그룹의 한류사업이 통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는 코스트코 위주의 유통망에서만 팔리는 데도 불구하고 인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16년 미국에서 연매출 1천억 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매출이 2천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CJ그룹이 2013년부터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류문화 행사인 ‘K-CON’ 역시 미국 현지에서 매년 수 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한류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이렇게 CJ그룹의 한류사업 성과가 신흥국보다 미국에서 더 돋보이자 이 회장은 CJ그룹의 글로벌 사업 무게중심을 신흥국에서 미국 등 선진국으로 옮기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CJENM이 미국에서 헐리우드 영화사나 배급사, 콘텐츠기업을 인수한다면 이 회장이 CJ그룹의 목표로 내걸고 있는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이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업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CJENM은 최근 추가 자금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CJENM은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71.33%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분 10~20%가량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CJENM은 지분 일부 매각으로 6천억 원이 넘는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J헬로 역시 LG유플러스로 매각설이 끊이질 않고 있다. CJ헬로는 CJENM의 자회사이기에 CJ헬로 매각대금은 CJENM으로 유입된다. CJ헬로의 매각가는 시장에서 1조 원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CJENM이 CJ헬로와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일부 매각을 한다면 2조 원에 육박하는 인수합병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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