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가 지난해 발급건수 1억 장을 돌파하며 신용카드를 앞질렀다.
체크카드는 연말정산 소득공제에서 신용카드보다 더 높은 혜택을 받게 되면서 사용량이 급증했다.
신용카드는 지난해 카드회사 정보유출 사고로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았던 카드들이 대부분 정리되면서 발급건수가 체크카드에 뒤쳐진 것으로 보인다.
|
|
|
▲ 체크카드는 지난해 발급건수 1억 건을 넘겼다. |
1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4년 신용카드사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체크카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억77만 장이 발급됐다. 2013년 12월과 비교하면 약 3.3%인 325만 장이 증가했다.
신용카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발급건수 9232만 장을 기록했다. 2013년 말 1억203만 장이었던 발급건수가 전체의 9.5%인 971만 장이나 줄었다. 신용카드 회원도 같은 기간 7012만 명에 머물렀다. 2013년 말보다 7.6% 감소한 수치다.
체크카드는 발급건수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전체 카드구매 실적 가운데 18.4%를 차지했다. 2013년 말보다 2.5%포인트 비중이 늘어났다. 아직 신용카드 이용실적이 훨씬 높으나 성장세는 체크카드가 더 빠르다.
체크카드는 지난해 이용액으로 112조7천억 원을 기록했다. 2013년보다 21.6% 증가한 수치다. 신용카드는 이용액 500조5천억 원을 냈으나 같은 기간 증가율은 2.4%에 그친다.
카드사별로 신한카드의 구매실적이 112조4천690억 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KB국민(78조360억 원), 삼성(68조5천870억 원), 현대(60조5천270억 원), 농협(58조3천60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체크카드는 연말정산 소득공제율이 30%로 신용카드의 15%보다 2배 높다. 정부가 올해 상반기 체크카드 사용액의 공제율을 40%로 적용하기로 하면서 2015년에도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용카드는 지난해 초 고객정보 대량유출사고 이후 금융당국이 지속적으로 휴면카드 해지를 유도하면서 발급건수가 줄었다. 카드회사들은 현재 표준약관에 따라 1년 이상 사용한 적 없는 휴면 신용카드에 대해 1개월 안에 해지를 회원에게 통지해야 한다.
금융권 일부에서 소비자가 체크카드를 신용카드보다 선호하는 것이 카드회사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체크카드가 주로 소액결제에 쓰이면서 수수료보다 마진이 적은 역마진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체크카드 이용실적이 급증한 2012년부터 전체 카드 평균결제금액이 오히려 줄고 있다”며 “부가가치통신망(VAN) 사업자에게 주는 수수료를 고려하면 체크카드는 대규모 결제에 쓰이는 신용카드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