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제로(0)'의 간편결제 '제로페이'가 출범 전부터 어두운 전망이 가득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제로페이 사업은 주요 사업자들의 불참과 소비자를 끌어올 만한 요인 부족으로 자리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25일 업계에 따르면 제로페이 사업은 대형 사업자들의 불참과 소비자를 끌어올 만한 요인 부족으로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서울시청 홈페이지> |
제로페이는 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 등이 추진하고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다. 기존의 신용카드 등 결제수단보다 수수료를 크게 낮춰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제로페이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페이'라는 이름으로 6·13 지방선거에서 공약으로 내놓았고 정부가 이것을 전국으로 확대해 추진하고 있다. 12월20일부터 서울에서 서비스가 시작되고 2019년 1월부터는 부산에서도 선보인다.
제로페이 수수료는 연간 매출이 8억 원 이하인 소상공인에게는 0%를 적용한다. 매출액 8억 원 초과∼12억 원 이하는 0.3%, 12억 원 초과는 0.5% 수수료가 적용된다.
신용카드 수수료가 연간 매출 3억 원 이하 0.8%, 5억 원 이하 1.3%, 5억 원 초과 2.3%인 것과 비교해 보면 확실히 싸다.
문제는 수수료를 낮추는 과정에서 주요 사업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재 비씨카드와 카카오페이 등 대형 결제사업자가 제로페이 시범사업에 불참을 선언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이사는 “제로페이사업에 참여했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검토했으나 참여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계좌 기반 결제방식인 제로페이에서는 비씨카드와 같은 카드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어서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뚜렷한 소비자 유인 요소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제로페이에는 최고 소득공제율인 40%가 적용된다는 매력이 있지만 각종 포인트,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사 등 다른 결제 수단과 비교하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에 부족하다는 것이다.
연태훈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본원적 편익만으로 평가하면 현재까지 제시된 유인책만으로는 제로페이로 대표되는 간편결제 수단이 신용카드를 대체하거나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결제 수단으로서 위상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바라봤다.
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제로페이의 성공을 놓고 부정적 전망이 나오자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로페이사업에 참여한 사업자와 가맹점에서 절감된 수수료 비용 가운데 일부를 소비자 혜택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시 차원에서도 공공 문화체육시설 할인 혜택 등 다양한 소비자 유인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카카오페이의 제로페이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법인세 혜택 등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