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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지배구조서 '벨기에 우회로' 걷어내는 이유, 오너일가 지배력 강화 자금 확보 속도전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2026-06-24 16: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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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넥슨 오너 일가의 유럽 투자 거점이자 글로벌 투자 창구 역할을 해왔던 벨기에 투자법인 'NXMH'가 보유 자산을 빠르게 정리하며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

오너 일가의 상속세 부담으로 계열사 자산의 현금화가 시급해진 데다, 조세 환경 변화로 핵심 자산인 넥슨 일본법인의 지분을 벨기에 법인에 둘 이유도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넥슨 지배구조서 '벨기에 우회로' 걷어내는 이유, 오너일가 지배력 강화 자금 확보 속도전
▲ NXC는 유럽 투자법인 NXMH가 보유한 넥슨 일본법인의 보통주 1억1852만7140주를 취득한다고 22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넥슨>

24일 NXC의 연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자회사 NXMH와 그 종속기업의 자산은 2024년 7조5207억 원에서 1년 만에 2025년 기준 4조2361억 원으로 43.7% 급감했으며, 자본 역시 36% 줄었다. 매출 또한 1년 만에 6751억 원으로 30.3% 감소하며 체급이 빠르게 축소됐다.

NXMH는 NXC가 글로벌 투자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2010년 벨기에에 세운 100% 자회사다. 고(故) 김정주 창업주의 상속세 물납 전까지 오너 일가가 NXC 지분 전량을 보유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오너 가족이 지배해 온 해외 투자 창구다. 

그동안 NXMH는 유아용품 기업 스토케, 가상자산거래소 비트스탬프 등 굵직한 비(非)게임 글로벌 투자를 전담해 왔다.

또한 설립 초기부터 넥슨 일본법인 지분의 보유처이기도 했다. NXC는 2010년 설립 이후 수차례에 걸쳐 넥슨 일본법인(넥슨재팬) 주식을 NXMH로 넘겼고, NXMH는 한때 넥슨 지분 약 15%를 보유한 2대 주주였다.

그러나 그룹이 최근 비게임 포트폴리오를 축소하고 본업인 게임 사업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자산 매각이 급물살을 탔다. 

2025년 비트스탬프 지분 전량을 미국 '로빈후드'에 매각했고, 2024년에는 '화이트브릿지 펫 브랜즈'를 미국 '제너럴 밀스'에 매각했다. 그 이전에도 피에몬테 펫 프로덕트, 카디널 레보레토리, 아서 독 스웰 등 펫 푸드 3개사를 매각해 현금화한 바 있다. 주요 자산인 스토케도 2025년부터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2일 NXMH가 보유하던 넥슨 일본법인 지분 14.98% 전량을 NXC가 약 3조 원에 사들이기로 하면서 NXMH는 핵심 자산을 대거 덜어내는 구조가 됐다.

이번 거래로 NXC의 넥슨 의결권은 31.4%에서 46.38%로 높아진 반면, NXMH의 지분율은 0.01%로 떨어져 주요 주주 명단에서 제외된다.

NXMH의 이 같은 급격한 자산 현금화는 오너 일가의 상속세 부담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정주 창업주 별세 후 유정현 의장을 비롯한 창업자 가족이 부담한 상속세는 5조 원 안팎이다. 창업자 가족들은 2023년 NXC 지분 물납(금전이 아닌 현물로 상속세를 납부하는 것)으로 상속세를 지불했으나, 정부로 넘어간 이 지분을 올해 5월 처음으로 대규모 재매입했다. 총 발행 주식의 6.68%에 해당하는 18만4001주를 1조227억 원에 되샀다. 

시장에서는 유 의장이 지배력 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정부 보유 NXC 지분을 추가로 사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보유한 NXC 잔여 지분이 매각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NXC도 자금이 마련되는 대로 앞으로도 주식을 다시 매입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NXC는 2025년 유상감자 방식으로 NXMH에 쌓인 7천억 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회수했다. 이렇게 확보된 현금은 NXC의 부족해진 유동성을 보강하는 데 사용됐다. 올해 5월 정부로부터 NXC 지분을 재매입할 때도 NXMH의 현금이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넥슨 지배구조서 '벨기에 우회로' 걷어내는 이유, 오너일가 지배력 강화 자금 확보 속도전
▲ 고 김정주 넥슨 창업자 겸 넥슨 지주회사 NXC 전 대표(사진)의 부인 유정현 NXC 감사와 그의 두 딸은 8월 말 재정경제부에 6조 원 규모의 상속세를 신고하고 일부를 납부했다. <넥슨>

또 넥슨 일본법인 주식을 벨기에 자회사로 분산시킬 효용이 줄어든 것도 결정에 한몫한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이 같은 구조에 조세 전략적 이점이 있었으나, 최근 국제 조세 환경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벨기에가 당시 조세 회피처로 자주 활용되던 지역이었던 만큼 일각에서는 NXC가 들고 있던 넥슨 일본법인 지분을 NXMH에 넘긴 점을 두고 조세 절감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변혜정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과거 벨기에 자회사를 설립했던 것은 벨기에 현지 세법과 조세조약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회사 배당이나 주식 양도차익에 세금을 면제받기 위한 참여면제 등 조세 전략적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변 교수는 "최근 국제조세의 핵심 흐름인 '국가간 소득이전을 통한 세원 잠식 방지(BEPS) 프로젝트' 도입으로 세금 절감만을 위해 설립된 중간 법인은 조세조약 혜택을 받기 어려워졌다"며 "국세청 역시 벨기에 자회사 구조에 대해 조세회피 의심을 갖고 강하게 과세 시도를 하는 경향이 있어 넥슨 입장에서 실익은 없고 리스크만 큰 구조를 더 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과거에는 해외 이익의 유보나 조세조약 혜택 때문에 벨기에 등 일부 국가에 중간지주회사를 활용할 유인이 컸으나, 최근 국제조세상 실질성과 투명성 요구가 강화되면서 단순 세율 차이를 이용한 중간 법인의 이점이 예전보다 크게 줄었다"고 평했다.

국내의 정책적 변화도 유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세법 개정으로 굳이 벨기에를 거치지 않고 일본 법인으로부터 한국 지주사(NXC)가 직접 배당을 받아도 세금 부담이 크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23년부터 외국 자회사 수입 배당금 익금불산입 제도를 도입해, 요건을 갖춘 해외 자회사 배당금의 대부분(올해 1월부터 익금불산입률 100%로 상향)을 법인세 과세 소득에서 제외하고 있다. 

변 교수는 "일본 자회사로부터 직접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오너 일가의 현금 흐름 재편과 상속세 문제 해결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 역시 "이 제도 도입으로 국내 모회사가 해외 자회사 배당을 직접 받더라도 한국 내 추가 법인세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었다"면서 "다만 실제 유불리는 배당 원천세율, 조세조약 요건, 주식양도 단계의 과세, 실질귀속자 판단을 모두 보아야 하므로 개별 사안별 검토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한편 넥슨 일본법인이 최근 배당 성향을 크게 늘리고 있어, NXC가 넥슨 일본법인 지분을 직접 보유함으로써 얻는 현금 흐름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 일본법인의 연간 배당금은 2024년 주당 22.5엔에서 2025년 주당 45엔으로 두 배 늘었으며, 올해는 주당 60엔 배당이 예상된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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