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가스가 하반기 이후 자회사 SK어드밴스드의 업황 악화로 경영상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빠른 경영상 판단을 위해 SK어드밴스드의 외부 투자자 지분 재매입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그러나 이란 전쟁이 끝나면서 SK어드밴스드의 반짝 회복세가 끝나고 다시 공급 과잉에 시달릴 가능성이 나온다.
▲ 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 사장이 자회사 SK어드밴스의 업황 악화의 타개책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런 만큼 윤 사장은 발전사업에서 자산유동화로 확보한 재원을 바탕으로 주력 액화석유가스(LPG) 외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더욱 무거워진 상황에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이란 전쟁의 사실상 종결로 SK가스가 부정적 영향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요 자회사 SK어드밴스드의 업황 악화 가능성이 근거로 꼽힌다.
이런 점을 고려해 한국신용평가는 SK어드밴스드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기존 ‘BBB+/부정적(등급/전망)’에서 ‘BBB/안정적’으로 지난 12일 하향 조정했다.
SK어드밴스드는 프로판에서 석유화학산업의 주 원료인 프로필렌 등 부산물을 생산하는 PDH(프로판 탈수소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SK가스는 주력 LPG 사업에서 프로필렌(SK어드밴스드)과 폴리프로필렌(울산피피)로 이어지는 가스화학사업 가치사슬을 갖추고 있다.
SK어드밴스드는 SK가스의 가스화학사업 영역 확대를 위한 계열사인 셈이다. 다만 다른 석유화학기업처럼 중국발 공급과잉 등에 허덕이면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SK어드밴스드는 올해 1분기 미국 이란 전쟁으로 인한 공급부족에 따른 판매가 상승 효과에 깜짝 영업흑자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신용평가는 이란전쟁이 마무리되면 이같은 긍정적 효과가 사라지며 흑자 지속 상황이 가능하지 않다는 평가를 내놨다.
한신평은 보고서를 통해 “1분기 영업흑자 전환에도 중기적 수익성은 다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중심의 석유화학 공급 확대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되면 원료 부족에 시달리던 납사분해시설(NCC)의 가동률이 회복할 공산이 커지고 샤힌 프로젝트 등 국내 신규 석유화학 설비 가동에 따라 추가적 공급 부담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구나 SK어드밴스드의 부진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SK가스는 올해 지분 재매입으로 빠른 경영 구조를 만드는 결단을 내렸다.
SK어드밴스드는 2014년 SK가스의 PDH 사업부가 분할해 만든 회사다. 탄생 과정에서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 SK가스(지분율 45%),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 기업 APC(30%), 쿠웨이트 국부펀드 PIC(25%) 등의 3자 주주 체제를 10년 가량 유지했다.
다만 SK가스는 올해 2월에는 PIC 지분 25%를 사들였고, 지난 4월에는 사우디 APC가 보유한 지분 30%도 자회사를 통해 확보했다.
이를 통해 SK가스는 SK어드밴스드를 사실상 완전자회사로 만들어 이사회 구성을 단순화해 사업 재편을 빠르게 추진할 기반을 마련했다.
SK어드밴스드 이사회에는 지난해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중동 자본 추천 이사들도 이름을 올렸다. 다만 지분구조가 뒤바뀐 4월부터는 SK어드밴스드 대표이사와 SK가스 측 인사만이 이사회에 자리하게 됐다.
SK가스는 최근 SK어드밴스드의 수장도 교체했다. 지분 재매입 이후 오랫동안 SK어드밴스드를 책임지던 김철진 대표이사를 SK가스 지주사의 기업문화실장을 지낸 김한조 대표로 교체했다.
▲ SK어드밴스드 울산공장. < SK어드밴스드 >
그런 만큼 SK어드밴스드의 향후 사업 개편 방향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지분구조 개편에 따라 SK어드밴스드가 연결기업으로 편입되면서 SK가스도 재무건전성에서 압박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3월말 기준 SK어드밴스드 부채비율은 406.5%, 총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차입금의존도는 60.8%로 재무구조가 좋지 않다. 통상 부채비율은 200%, 차입금의존도 50% 이상이 위험한 수준으로 여겨진다.
더구나 SK가스의 연결 부채비율은 3월말 기준 180.4%로 위험수위인 200%에 다가선 상황에 놓여 있다.
윤병석 사장 역시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SK어드밴스드를 포함해 사업 재편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SK가스는 현재 LNG와 발전사업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LPG는 여전히 주력사업으로 남아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 LPG 사업 매출은 6조9150억 원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세계 최초 LNG·LPG 복합발전소 울산GPS 가동으로 발전사업 실적을 키우며 영업이익을 54.5% 늘렸지만 매출 구조 상 이렇다할 변화는 없었던 셈이다.
사업 재편의 관건은 SK가스가 올해 4월 울산GPS의 지분 49%를 유동화해 마련련한 1조2천억 원 규모 자금의 용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GPS 지분 양도예정일은 오는 30일이다.
이와 관련해 SK가스는 공시를 통해 "자산효율화를 통해 미래 성장투자재원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윤 사장은 하반기 열릴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 등을 통해 향후 사업 재편 방향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가스는 앞서 3월 기업가치제고계획을 공시하고 최고 경영진의 자본시장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해마다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아직 하반기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SK가스 관계자는 “SK어드밴스드의 지분 재매입은 보다 원활한 의사결정을 위해 이뤄졌다”며 “하반기 CEO 인베스터 데이 등을 통해 향후 방향을 공유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