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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확산에 가계대출 경고등, 은행권 주담대 이어 신용대출 문턱도 높인다

전해리 기자 nmile@businesspost.co.kr 2026-06-12 16: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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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주식시장 활황으로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에 경고등이 켜졌다.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신용대출을 조이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넘어가는 '풍선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빚투' 확산에 가계대출 경고등, 은행권 주담대 이어 신용대출 문턱도 높인다
▲ 은행권은 당국의 비상관리체계 가동에 발맞춰 신용대출 조이기에 들어갔다. 사진은 11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연합뉴스>

12일 KB국민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일반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기존 2억 원에서 1억 원으로, 통장자동대출(마이너스통장) 최대 한도를 기존 1억 원에서 5천만 원으로 각각 줄인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이 182조6523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610억 원 감소하는 등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

다만 최근 금융권 전반의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자 선제적 관리 차원에서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와 실수요자 중심의 자금 공급이라는 두 가지 원칙을 균형 있게 고려해 이번 운영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역시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15일부터 신용대출 일별 접수량 관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대면과 비대면 신용대출을 합산한 일별 접수량이 내부 관리 기준을 초과할 경우 비대면 신용대출 신청을 제한하는 것이다. 아울러 약정금액 3천만 원을 초과하는 마이너스통장은 만기 연장 시 사용 실적에 따라 한도를 최대 20% 감액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15일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에 적용하는 우대금리를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씩 축소한다. 대출 금리 하단을 높여 대출 수요를 조절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여기에 농협은행은 이날부터 가계대출 문턱도 한층 높였다. 주택금융보증공사(HF)의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을 일시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0일부터 주담대를 대상으로 모기지신용보험(MCI) 가입을 제한했는데 이번에 모기지신용보증까지 제한 대상에 포함하면서 모기지보험 활용이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모기지신용보험과 모기지신용보증은 주담대 실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액임차보증금 미회수 위험 등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은행이 이들 상품 가입을 제한하면 차주는 소액임차보증금을 제외한 금액만 대출받을 수 있어 실제 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농협은행은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주담대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신용대출 관리까지 한층 강화하며 가계대출 억제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이날부터 즉각 신용대출 관리에 착수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갈아타기 상품 접수를 중단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핀다, 토스, 뱅크샐러드 등 주요 대출비교 플랫폼을 통한 신용대출 신규 가입과 갈아타기 채널도 차단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신용대출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우선 대출비교 플랫폼을 통한 신규 유입 수요부터 관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신용대출 신규 신청 시 차주의 연소득과 관계없이 최대 한도를 1억 원으로 제한했다. 마이너스통장 연장 시 미사용 한도 감액 기준도 한층 강화했다. 

이는 지난해 6·27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라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대출 공급 자체를 더욱 보수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빚투' 확산에 가계대출 경고등, 은행권 주담대 이어 신용대출 문턱도 높인다
▲ 금융당국은 최근 증시 상승에 따른 투자 수요 확대가 신용대출 증가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은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며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에 힘을 싣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함에 따라 대출 총량 관리 압박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이 전날 발표한 ‘2026년 5월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5월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9조3천억 원 증가했다. 이는 2024년 8월 이후 21개월 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주춤했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이 4월 2조 원 감소에서 5월 5조3천억 원 증가로 전환되며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도 2조1천억 원에서 6조9천억 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은행권 기타대출은 4월 6천억 원 감소에서 5월 3조7천억 원 증가로 돌아서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증시 상승세에 따른 투자 수요 확대가 신용대출 증가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가계대출 관리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가계부채 증가 추세가 안정될 때까지 관리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매주 점검회의를 여는 등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한다. 

금융권에서는 은행권의 신용대출 관리 강화가 단기적으로 신용대출 증가세를 둔화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식시장 투자 수요와 맞물려 있는 만큼 증시 활황이 이어질 경우 대출 수요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용대출 규제가 대출 수요를 억제하기보다 다른 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재성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은행권 신용대출이 막히면 수요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2금융권 등 다른 금융권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고금리 부담으로 기존 대출 이자를 감당하기 위한 자금 수요도 적지 않은 만큼 대출 규제 강화가 차주들의 금융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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