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부회장은 18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술 경쟁력 회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고객들로부터 '삼성이 돌아왔다(삼성 이즈 백)'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 분위기는 훈훈했다.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 당시 6만 원선이었던 주가가 약 3.3배 오른 20만 원대에 진입하면서, 주주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현장에 참석한 주주는 1200여 명에 달했다. 2025년 말 기준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419만5927명에 이른다.
참석자는 지난해 900여 명보다 약 300명 증가했으며, '연차를 내고 왔다', '오랫동안 삼성전자를 믿고 기다린 보람이 있다' 등의 주주 발언이 이어지기도 했다.
전 부회장은 2025년 경영성과를 두고 "333조 원이라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한국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천조 원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인공지능(AI)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전 부회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강화를 최대 성과로 꼽았다.
그는 "지난해 주총에서 HBM4 경쟁력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는데, 현재 이를 상당 부분 지켰다"며 "HBM4는 첨단 1c D램 공정과 4나노 공정을 적용해 12~13단급 성능을 구현하고 있으며, 이미 양산을 마쳐 출하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HBM4를 넘어 HBM4E, HBM5, 커스텀 HBM 등 후속 제품에서도 경쟁력을 이어가겠다"며 "AI와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고, 생산성과 투자 효율을 높여 원가 경쟁력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전 부회장 발언에 주주들의 박수 갈채가 나오기도 했다.
▲ 삼성전자가 18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 장소에 사업 전분야 제품을 소개하는 공간을 조성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직원이 인공지능(AI) 메모리반도체를 주주에게 설명하는 모습. <삼성전자>
이날 한 주주는 "올해 실적이 시장 기대만큼 나올 수 있느냐"고 물었고, 전 부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이뤄지며 시장과 주주 기대에 부응했다"며 "올해는 인공지능 수요 증가로 우호적 환경이 예상되지만, 관세 이슈 등 글로벌 불확실성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답했다.
이어 "단기 실적에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의 강점과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과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 회계실적과 관련해 연간 9조8천억 원 규모의 정규 배당에다 1조3천억 원의 추가 배당을 지급키로 결정했다. 배당금은 4월 17일 지급된다.
올해 증권가 전망대로 호실적이 이어질 경우 특별 배당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전 부회장은 "사업의 지속 성장과 주주환원의 균형을 맞추고자 한다"며 "약 10조 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으며, 이를 빠른 시일 내 소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배당 정책이 일시적 조치인지 묻는 질문에는 "정부의 현금배당 장려 정책에 동참하는 차원도 있지만, 실적 개선에 따른 배당 확대도 반영된 것"이라며 "향후 이사회 논의를 통해 배당 정책이 변경될 경우 즉시 알리겠다"고 했다.
2027년 이후 주주환원 정책 질문에는 "현재 이사회와 경영진이 검토 중이며, 2027년 초까지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겠다"며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금 보유 전략과 관련해서는 "반도체 사업 특성상 일정 수준 이상의 현금 보유가 필요하다"며 "신규 설비 투자 등을 위해 현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실적 개선이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일시적 수혜가 아니냐는 걱정도 나왔다.
또다른 주주는 "현재 실적은 시황에 따른 것 아니냐"며 "실적을 지속하기 위한 구체적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부문 투자 전략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전 부회장은 "반도체 사이클과 관련한 사항은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대비하는 이슈 가운데 하나"라며 "앞으로는 DS부문은 설비투자(CAPEX)를 상당 폭 확대하며, 신규 생산단지 확장과 핵심 설비의 선제적 확보를 통해 AI 기술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개발 단계부터 생산라인의 설비 호환성을 높여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할 것"이라며 "연구개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 투자를 지속해 '기술의 삼성'이라는 위상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강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