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6-02-20 15: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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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오는 23일 취임하는 박민우 현대자동차그룹 첨단차플랫폼(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이사 사장이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와 치열한 기술인재 영입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포티투닷과 테슬라코리아는 경쟁적으로 개발인력 채용 공고를 내고,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개발을 위한 인재를 구하고 있다.
▲ 박민우 현대자동차그룹 첨단차플랫폼(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와 치열한 기술인재 영입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그룹>
박 사장은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 테슬라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 개발인력을 크게 보강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포티투닷 내부에서는 오히려 퇴사를 준비 중인 직원들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사장이 공식 업무를 시작하면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로 포티투닷 조직 일부를 이동시켜 조직운영의 효율화를 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박 사장이 취임 직후부터 기술개발 인력 확보라는 과제를 떠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사장은 지난 1월13일 현대차그룹에 영입됐지만, 정식 업무는 오는 23일부터 시작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박 사장을 영입한 이유는 소프트웨어중심차(SDV)와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정 회장은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지나치게 서두르지 않고 안전에 방점을 찍겠다고 밝혔지만, 테슬라와의 기술 격차를 생각하면 개발 속도도 신경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전문 개발 인력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게 필수이지만, 포티투닷 내부에서는 처우 문제로 퇴사를 준비 중인 직원들이 여럿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과급이 지급되는 2월이 지나면 퇴사할 인력들이 나올 것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송창현 전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이사 사장 시절부터 잦은 ‘크런치 모드’로 힘들어 하던 직원들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런치 모드란 프로젝트 마감을 위해 일정 기간 야근·특근 등 초과근무를 집중적으로 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개발 업무 특성상 야근이 많지만, 포티투닷이 포괄임금제를 운영하면서 초과근무 수당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IT업계에서 개발인력 규모에 따라 기술 개발 속도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지금도 포티투닷 내부에서는 크런치 모드에 대한 부담감을 얘기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은데, 개발 인력이 더 빠져나가면 업무 강도는 높아질 것이고 개발 효율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포티투닷의 자율주행 셔틀. <포티투닷>
이에 따라 박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개발인력 확보라는 고민을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
포티투닷은 지난 1월 말부터 머신러닝(ML) 플랫폼과 인공지능(AI), 피지컬 AI, 시각·언어·행동(VLA), 보안 등 자율주행 기술 전반에 걸쳐 경력 개발자 50여 명을 채용하고 있다. 최소 3년부터 최대 20년까지 전문 경력을 가진 개발자를 대상으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인력을 충원한다 해도 기존 일하던 직원들을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한 문제”라며 “포티투닷이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모델 ‘아트리아 AI’를 경험해본 직원들과 새롭게 투입되는 인력이 조화를 이뤄야만 기술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개발인력을 찾는 데 테슬라와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점도 박 사장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15일 AI 칩 디자인과 제조,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할 경력직원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에서 테슬라코리아의 채용 공고를 공유하며, 공개적으로 한국의 기술인재 합류를 원한다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포티투닷 퇴사를 생각하고 있는 직원들이 테슬라코리아에 지원할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이나 AI 개발과 관련해서는 업계 전문 인력 풀이 넓지 않다고 본다”며 “경력이 오래된 전문 인력을 구하기는 더더욱 쉽지 않기 때문에 테슬라와 포티투닷 사이에 개발진 영입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사장이 공식 업무를 시작하면 포티투닷 일부 개발인력을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보내는 소폭의 조직 개편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송 전 사장 체제에서 그룹 계열사와 포티투닷 사이에 개발 업무 겹치는 등 내부 갈등 있었던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포티투닷 내부에서는 내비게이션을 개발하는 조직을 현대오토에버로 이동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포티투닷 관계자는 “아직 박 사장이 공식 업무를 시작하기 전이고, 조직 개편과 관련해서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