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사기구(IMO)의 새로운 환경 규제를 앞두고 배에 스크러버(황산화물 저감장치)를 장착하려는 선사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핀란드에 있는 스크러버 제조업체 바르질라(Wartsila)의 해양솔루션부문 로저 홀름 사장은 "내년 인도할 수 있는 스크러버 물량이 거의 품절됐다"며 "내년까지 스크러버 납품을 원하는 고객들로서는 다급해졌다"고 말했다고 23일 트레이드윈즈가 보도했다.
홀름 사장은 바르질라가 최근 몇 달 동안 받은 스크러버 주문량이 크게 늘었다며 2년 뒤 시행되는 새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스크러버 관련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봤다.
국제해사기구는 2020년 1월부터 환경규제를 강화해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이산화탄소(CO
2) 등의 배출량 제한을 더 엄격히 한다.
스크러버는 해수를 이용해 선박에서 나오는 오염된 공기 속 황산화물을 정화하는 장치다. 이 장치를 달면 선박 가격이 척당 200만 달러가량 높아지는 만큼 스크러버 수요의 증가는 조선업계에 호재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규제의 연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제도적, 시간적 요소 등을 고려하면 실제로 연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규제 시행 일자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스크러버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스크러버시장은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스크러버를 달고 싶어도 2020년까지 장착하기 어려워 저유황유를 선택하는 선주들도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