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이 체코 공장 가동을 통해 유럽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강 사장은 직접 체코 생산공장 투자를 결정하는 등 유럽 생산거점 확보에 강한 의지를 보였는데 앞으로 공장 가동을 빨리 정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21일 넥센타이어에 따르면 9월부터 시험 가동하기 시작한 체코 자테츠 공장이 이르면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한다.
넥센타이어가 체코에 공장 건설을 결정하고 투자를 시작한 지 3년여 만이다.
자테츠 공장에서 우선 연간 400만 본의 타이어를 생산한다. 현재 연간 4천만 본의 타이어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데 생산능력이 10% 확충되는 것이다.
넥센타이어는 유럽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자테츠 공장을 증설해 향후 생산량을 연간 1200만 본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자테츠 공장을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는다. 체코 자테츠는 유럽 자동차시장을 선도하는 독일에 인접한 위치에 있어 생산한 타이어를 수출하는 데 매우 유리하다.
또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와 거리도 가깝다.
강호찬 사장은 직접 1조 원 규모의 공장 건설을 결정했는데 이런 지리적 이점을 들어 체코 공장 가동의 기대감을 보였다.
강 사장은 1월 언론과 인터뷰에서 “체코 공장은 한국과 중국에만 생산시설을 뒀던 넥센타이어가 글로벌기업으로 본격 성장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에 이어 유럽에 현지 생산공장을 보유한 두 번째 기업이 된다는 측면에서도 강 사장의 기대감이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넥센타이어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넥센타이어가 자테츠 공장을 얼마나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느냐 하는 문제는 강 사장에게 여전히 중요한 과제다.
새 공장의 가동률을 빠르게 끌어올리지 못하면 넥센타이어가 자칫 오랜 기간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2017년 4월부터 미국 테네시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지만 초기 물량 확보 등에 실패하면서 공장 가동 이후 다섯 분기 연속으로 미국 공장에서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넥센타이어에게) 체코공장 가동은 중장기 기대 요인이자 동시에 우려 요인”이라며 “체코 공장의 성공적 안착을 확인한 이후 넥센타이어 주식 투자의견을 재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보기도 했다.
넥센타이어가 공장 가동 초기부터 완성차기업에 공급할 신차용 타이어(OE) 물량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시기를 빨리 앞당길수록 넥센타이어의 짊어져야 할 재무적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유럽에서 전반적으로 자동차 수요가 감소할 조짐을 보이는 점도 넥센타이어 체코 공장의 조기 정상화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유럽 자동차제조자협회에 따르면 9월 유럽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모두 112만3184대로 2017년 9월과 비교해 판매량이 23.4% 급감했다.
유럽연합(EU)가 새 배출가스 검사 방식을 도입한 데 따라 판매량이 급감한 것인데 새 규제를 맞추기 위해 한동안 완성차기업들이 신차 출시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강 사장은 체코 공장의 정상 가동을 앞당기는 데 꾸준히 노력해왔다.
강 사장은 체코 공장에 국내 숙련공들을 파견해 공정을 최적화하는 데 힘썼고 체코 현지 채용인들을 국내로 불러 생산시스템을 배우게 하기도 했다. 새 공정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체질을 갖추는 데 공을 들인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