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8-10-12 15: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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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에스티와 종근당이 일본에서 빈혈 치료제 바이오시밀러시장 선점을 놓고 경쟁을 펼친다.
동아에스티와 종근당이 일본에서 성과를 낸다면 두 회사가 바이오시밀러사업을 글로벌로 확대하는 데 디딤돌을 놓을 수 있다.
◆ 동아에스티와 종근당, 일본에서 바이오시밀러 선점 경쟁
12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와 종근당은 최근 일본 협력사를 통해 후생노동성에 바이오의약품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 판매허가를 각각 신청해 일본시장 선점을 놓고 정면 대결을 펼치게 됐다.
▲ 엄대식 동아에스티 대표이사 회장.
네스프는 미국 암젠과 일본 쿄와하코기린이 공동 개발한 2세대 EPO치료제다.
EPO는 체내의 적혈구생성촉진인자와 유사하게 만들어진 물질로 만성신부전환자의 빈혈 치료에 주로 쓰인다. 기존 1세대 EPO치료제는 주3회 맞아야하지만 네스프는 1~2주에 한 번만 맞으면 된다.
네스프의 일본 지역 특허는 내년 말에 끝난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심사기간은 통산 12개월 정도로 알려졌다.
동아에스티와 종근당은 네스트 일본 특허 만료에 맞춰 바이오시밀러 제품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동아에스티와 종근당 모두 일본 지역 협력사와 손잡고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2014년 1월 일본 삼화화학연구소(SKK)와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DA-3880’의 일본내 개발 및 판매에 관한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동아에스티가 완제품을 일본 삼화화학연구소에 수출하고 일본 삼화화학연구소가 판매를 전담한다.
종근당은 글로벌 제약회사의 일본 법인과 손을 잡았다. 종근당 역시 올해 4월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CKD-11101’의 일본 기술수출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종근당은 계약을 맺은 회사 이름은 계약상 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 왜 일본에서 경쟁 펼치나
네스프 특허는 국내와 유럽에서 이미 만료됐지만 일본은 2018년 말에, 미국은 2024년에 끝난다. 네스프 바이오시밀러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사장.
네스프의 글로벌시장 규모는 연간 3조 원가량인데 일본시장이 연간 5천억 원 규모를 차지한다. 일본시장이 전체 글로벌 장 규모의 6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북미와 유럽시장이 대부분인 다른 바이오의약품과 비교해볼 때 네스프의 일본시장 비중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네스프가 필요한 만성신부전 환자들은 대부분 고령인데 일본이 초고령 사회이기 때문이다.
일본 네스프 바이오시밀러시장을 놓고 일종의 ‘알짜 틈새시장’이라는 말도 나온다.
동아에스티와 종근당은 일본 네스프 바이오시밀러시장을 선점한 다음 이 성과를 기반으로 글로벌시장을 본격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일본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해 인지도를 높인다면 나중에 유럽과 미국으로도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아에스티, 종근당에 이어 CJ헬스케어와 일본 키세이 파마슈티컬스, JCR파마슈티컬스 등도 일본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며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에 밀렸던 국내 후발 바이오시밀러 주자들에게 일본시장이 대안으로 자리를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